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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냉장고가 인터넷인 ‘신세계’, 기업이 통제할 ‘디스토피아’이미 곁에 와 있는 미래, 사물인터넷(IoT)을 아십니까?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3.04 15:17

IoT(Internet of Things), 우리말로 사물인터넷이다. 쉽게 말해 각종 사물에 IP주소(Internet Protocol address)을 주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체계이다. 그야말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신세계이다. ‘이재용 폰’이라고 불리고 있는 '갤럭시6' 발표에 신문 1면을 내주고, 이동통신사의 ‘5G’ 군불 때기에 기사들이 묻히지만 중요한 개념이다. 누군가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비판하지만, 사물인터넷 시대는 예상보다 빨리 오고 있다. 가전사와 이통사, 그리고 건설사와 자동차회사까지 자본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의제이기 때문이다.

구글과 애플 등 IT기업은 스마트카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가전사들도 TV, 냉장고, 로봇청소기 등 상대적으로 저가인 IoT상품을 뚝딱뚝딱 내놓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곳곳에 깔린 유선, 무선망을 활용한 스마트홈 서비스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사를 소유한 대기업들은 스마트 가전기기를 기본옵션에 넣고 거주공간 전체에 IoT를 구현하는 것을 벌써 '광고'하고 있다. 그야말로 ‘All-IP’ 시대이고, 이통사가 결합상품이 아니라 ‘집’을 팔게 된 세상이다.

   
▲ 초국적 기업 시스코의 IoT 설명 영상 갈무리.

일부에서는 사물인터넷의 상용화를 두고 ‘보안’ 문제를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술진보를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이 손가락 하나로, 사물을 원격 통제할 수 있다면 살기 편해질 것은 자명하다. 초보적 수준이지만 LG의 사물인터넷 광고 내용처럼 냉장고에게 “맥주가 있느냐”고 묻는 세상은 지금보다 윤택할 게 분명하다. 가스밸브를 닫았는지 아닌지 헷갈리고, 보일러 온도를 낮췄는지 아닌지 몰라도 집에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홈이 직접 말해주거나, 원격으로 통제하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모두가 보편화되는 가격일텐데, 사업자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가격도 자연스레 내려갈 것이다.

IoT의 핵심은 사물을 관계 지을 ‘엔진(OS)’와 이 관계를 떠받칠 ‘플랫폼’ 그리고 ‘네트워크’다. 이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엔진의 경우 논의가 활발하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구글이 MWC에서 이동통신사업 진출을 선언하며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개발 토양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구글은 앞서 실내온도조절 장치를 만드는 회사를 거액에 인수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네트워크인데, KT 황창규 회장 또한 MWC에서 “자동차는 움직이는 사무실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IoT를 위한 인프라로 5G 통신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이동통신3사는 IoT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 초국적 기업 시스코의 IoT 설명 영상 갈무리.

그런데 정작 짚어야 할 문제는 등장하지 않는다. ‘개인정보’와 ‘빅데이터’다. IoT는 사람과 사물의 위치와 상태를 파악하는 게 필수다. 똑똑한 사물을 소유하려면 인증이 치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지문과 안구인식 등 생체정보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생체정보를 이용한 보안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IoT로 사람이 보다 편하려면 데이터 집적이 필수적이다. IoT가 단순히 리모컨 신세를 벗어나려면 ‘주인님’의 행동이 ‘패턴’으로 인식될 만큼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

이럴 경우 문제는 IoT를 위한 생체정보와 빅데이터가 기업의 손에 고스란히 넘어간다는 점이다. 이동통신사와 포털사이트가 수사기관에 각종 통신자료를 넘기는 것은 고리 타분한 일이 될지 모른다. 기업과 정부가 관리하는 정보의 질과 양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기업이 아예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정보를 활용해 개개인의 소비생활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단 점이다. CCTV부터 원격의료까지 IoT를 경유해 집안에 들어올 상품과 자본은 무궁무진하다.

모든 사물이 고유의 IP를 갖고, 인간이 이를 통제할 수 있다면 그곳은 분명 ‘신세계’다. 그런데 이 세계의 주인이 집주인이 아니라 가전사·이통사·건설사·자동차회사와 같이 빅데이터를 손에 쥔 빅브라더가 된다면 이는 '디스토피아'일 것이다. 정부는 언제나 첨단 산업이 등장하면 그렇듯, IoT를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홍보하며 밀어주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장미빛 미래가 선전되지만, 그 이면은 또 언제나 그렇듯 잘 드러나지 않는다.

IoT 시대는 지금과 차원이 다를 것이다. 누군가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스팸메시지를 이제는 냉장고와 TV가 보내게 된다. 기술 개발은 밀어주되, IoT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과 규제도 함께 논의해야 할 까닭이다.

   
▲ LG의 IoT서비스 광고 갈무리.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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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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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emor11 2015-03-08 00: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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