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과정에서 ‘밀실’ 논란이 컸던 YTN 신임사장으로 방송전문성이 전무한 ‘금융전문가’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내정됐다. 사장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고자 복직 입장부터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2일 성명을 내고 신임 YTN사장에 내정된 조준희 전 기업은행은장에 대해 “TK로 불리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1980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이후 30년 넘게 은행에서만 근무했다”며 “언론계 특히 방송사 경영에는 아무런 이력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 문외한이 어느 날 갑자기 보도전문채널 방송사의 사장으로 선임된 것으로 우려스러운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 YTN 신임 사장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내정’)

▲ YTN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언론노조가 무엇보다 조준희 내정자를 부적격자로 삼고 있는 부분은 ‘방송철학’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이들은 “방통위는 ‘방송사 출신 인사를 사장으로 선임하도록 해달라’고 권고했었다”며 “그러나 YTN이사회는 이 같은 권고를 정면으로 배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통위가 방송사 출신 인사를 선임하도록 한 것은 방송 고유의 경영 영역이 존재하고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방송사를 지켜낼 뿐 아니라, 보도의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비춰보면 YTN이사회의 방송의 가치를 무시했다는 해석된다는 얘기다.

언론노조는 ‘밀실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YTN이사회는 사장 선임과 누가 공모를 했는지, 심지어 사장 선임일과 장소마저도 비공개로 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심각하게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조준희 내정자에 대해서도 “관치금융에 익숙한 국책은행 은행장 출신”이라면서 “그런 자가 방송사, 그것도 공정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인 보도전문채널의 YTN 사장으로 선임했다는 점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관치금융’에 익숙한 인사라고 했을 때, 정권의 입맛대로 통제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언론노조는 “방송은 공정성과 공익성, 시청자에 봉사하고 헌신해야 한다”며 “단순히 흑자를 내는 데에만 골몰하다가는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지금의 YTN상황에서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첫 시험대는 6년이 넘도록 아직 언론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해직 언론인들의 복직 실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판결로 인해 권석재·우장균·정유신 기자는 복직됐으나 여전히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는 현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노조는 “YTN 해고자들은 공정보도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벌이다가 정권의 의중만 바라본 경영자들의 부당한 탄압에 의해 마이크를 빼앗기고 거리로 내몰렸다”며 “조준희 내정자가 공정방송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지금 즉시 ‘YTN 해고자 복직’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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