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가장 신뢰받는 창조적 미디어’를 만들겠다는 미션을 발표하며, 노동자들을 퇴출할 계획을 세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BS는 공식적으로 “인력 퇴출구조를 확대하겠다”고 공표했다.

KBS(사장 조대현)는 2일 창사42주년을 맞아 ‘미션·비전’ 및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KBS는 ‘미션’과 ‘비전’으로 각각 “가장 신뢰받는 창조적 미디어”, “TV를 넘어! 세계를 열광시킨다!”를 선정했다. 이와 관련해 KBS는 “창조적 콘텐츠와 서비스로 시청자들이 가장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영미디어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대한민국 대표 방송사를 넘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세계를 열광시키는 미디어 그룹으로 변신하겠다는 열망을 담았다”고 밝혔다.

▲ KBS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는 조대현 KBS 사장 (사진=연합뉴스)

KBS가 창사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미래비전이지만 <조직혁신 및 효율화> 부분이 들어가며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조직혁신 및 효율화>의 방안으로 △임금피크제 연내실시, △호봉제 및 직급제 폐지, △연봉제 도입 추진, △인력구조 개편 및 퇴출구조 확대, △성과급제 확대, △인건비 포함 3천 억 절감(향후 5년 간), △지역국 기능조정 및 운영 합리화 등을 제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노조)는 2일 저녁 성명을 내어 “연봉제 도입·퇴출구조 확대가 KBS 비전·미션의 첫 걸음이라는 말이냐”며 “미래혁신을 빙자한 일방적 구조조정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구조조정 등 노동환경에 대한 큰 변화가 있을 때에는 노동조합과 협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KBS가 일방적으로 이를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KBS새노조는 “조대현 사장은 오전 미션·비전 선포식에서 KBS 구성원들의 저력을 높이 평가하며 희망을 본다고 이야기했다”며 “그리고 오후에는 KBS 구성원들을 비효율의 상징처럼 취급하며 외부의 일방적인 비판을 그대로 수용해 퇴출대상으로 하찮게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가 공사로 출범한지 42년이 되도록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현실은 노사구분 없이 고심하고 노력해야할 부분임에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의 각오 또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KBS새노조는 “그럼에도 미션·비전 선포식에 슬쩍 끼어들어간 이른바 ‘KBS 미래 혁신’ 방안은 전 사원들의 순수한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대현 사장에게도 “KBS 구성원들을 이렇게 농락해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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