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최근 ‘상무이사 선임’을 가 지역MBC의 독립성 제고 방안으로 내놓았다. 오늘(26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의결을 앞두고 있을 만큼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지역MBC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MBC가 임명하는 인사에 대한 비용 부담은 지역사가 맡는데다, 상무이사라는 자리 역시 ‘옥상옥’이라는 비판이다. (▷ 관련기사 : <돈은 지역 MBC가 내고, 임명은 서울 MBC가 하는 '상임이사'?>)

▲ 지역MBC 노동조합이 26일 오후 2시 30분,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사 상무이사제 도입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기자협회보)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MBC지부(이하 지역MBC 노조)는 26일 오후 2시 30분, MBC 대주주방송문화진흥회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 율촌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무이사 선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김한광 수석부위원장은 “지역MBC가 MBC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독특하다. MBC의 효시는 부산이고, 그 결과물로 네트워크 체제가 구성, 설립됐다. 수평적, 호혜적인 관계로서의 역사가 반세기를 넘었는데 21세기 들어와서 이 단호한 믿음을 깨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김한광 수석부위원장은 “2012년 서울MBC는 지역사를 지배, 장악하기 위해서 이사회 규칙, 주주총회 정관을 개정했다. 지역사가 당연직으로 맡고 있던 의장직을 서울 이사들까지 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것이 서울MBC의 지역MBC 장악 출발이었다”며 “김재철 이후 지역MBC의 지배와 종속이 강화되면서 다시 상무이사제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게 정당한가”라고 반문했다.

김한광 수석부위원장은 “옥상옥이라는 비판, 비용 낭비 비판 때문에 없앴던 것을 자율경영 이행방안 안에 꼼수로 넣어놓고 당연한 것처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며 “(상무이사) 한 자리 내면 3년 동안 6~7억 정도의 보수가 발생할 것이다. 그 정도면 지역사의 적자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비용이다. 그래서 저희가 오늘 추운 날씨에 나서서 반대를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곤 언론노조 부위원장은 “서울MBC는 지역MBC의 자율성을 키우기 위해 상무이사를 두겠다고 한다. 자기들이 임명해서 내려보낸다면서 어떻게 지역사 자율경영을 보장하겠다는 것인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지역사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은 간단하다. 지역사가 지역의 대표이사를 직접 임명하도록 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다.

MBC “지역MBC 독립경영과 생존 위한 지원방안”

MBC는 지역MBC 노조의 ‘상무이사 반대 성명’이 나온 25일 저녁 보도자료를 내어 해명했다. MBC는 “상무이사는 지역MBC 대표이사를 보좌하고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며 “지역MBC에 상근하는 상무이사를 선임하게 되면 지역 사회와 지역MBC 구성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지역MBC의 경영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는 “이사회는 이사들이 전문적인 의견을 교환하고 논의해 이를 반영함으로써 보다 더 합리적인 정책결정을 위한 기관이다. 대표이사가 독단적으로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하기보다는 이사회를 통해 다각적인 관점으로 종합 토의를 거치는 것이 보다 더 안정적인 운영방식이며, 지금과 같이 어려운 경영 환경 하에서는 그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고 할 것”이라며 상무이사제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MBC는 지역MBC의 자사 콘텐츠 경쟁력이 떨어져, 지난해 광고매출과 영업이익이 최대 호황이었던 2011년과 비교했을 때 각각 32%, 131% 감소했다며 △조직을 혁신하고 △내부적으로는 비용 절감 및 신사업 발굴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하며 △외부적으로는 규제를 혁파해야 하고 △규모의 경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지역MBC 간의 자발적 광역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수많은 과제를 대표이사 혼자서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상무이사제도가 필수적인 시점”이라며 “MBC는 상무이사의 선임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역사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인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지역MBC의 독립경영과 독자생존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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