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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통'하는 걸 두려워하는 저들, 반격의 시간이다"‘카톡 감시’ 사이버 사찰 피해자들, 만민공동회 제안
김수정 기자 | 승인 2015.02.23 14:38

지난해 10월 1일, 노동당 전 부대표였던 정진우 씨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개인 카카오톡 내용을 압수당했다. 지난해 9월 18일, 종로경찰서가 정진우 씨에게 적용한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검증 집행사실 통지’를 보면, 지난해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대화 상대방 아이디 및 전화번호 △대화일시 △수발·신 내역 일체 △그림 및 사진 파일 전체가 압수당했다. (▷ 관련기사 : <카카오톡 털렸다 “초등학교 동창과 대화, 기자 단체방까지”>)

그해 11월 27일, 정진우 씨 재판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카카오톡 압수수색으로 수사기관에 개인정보가 제공된 사람들의 숫자가 2368명에 이르렀다. 사이버 사찰 피해자들은 12월 23일 헌법소원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 2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사이버 사찰 긴급행동의 주최로 <3.1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만세의 날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미디어스)

정진우 씨를 비롯한 사이버 사찰 피해자들은 사이버 감시 국가로부터의 독립을 목표로 만민공동회를 제안했다. 2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사이버 사찰 긴급행동의 주최로 <3.1 사이버 감시 국가 독립만세의 날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이버 사찰 긴급행동은 사이버 사찰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을 지원하고 사이버 사찰금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3일 인권시민사회·네티즌 단체들이 출범시킨 연대단체다.

정진우 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한 마디 한 후, 검찰과 관계기관이 대책회의를 해서 사이버 검열과 감시를 말하고, 포털을 뒤진다느니 하는 얘기를 할 때만 해도 오늘 이렇게 반격의 시간을 준비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사이버 사찰은) 너무나 익숙한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씨는 “저뿐만이 아니라 저와 일면식도 없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정보기관, 수사기관에 자기 ID, 전화번호, 대화내용이 넘어갔다는 사실에 소름이 끼쳤지만 용기를 냈다. 저들이 저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우리의 말과 글을 통제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며 “저들은 우리들이 ‘통하는 것’ 그 자체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래서 피해자 만민공동회를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진우 씨는 “대화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다. 우리가 통하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겠다”며 “(만민공동회는) 감시국가에서 독립해 우리의 말과 글을 되찾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소중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올해 대한민국 최저임금은 5580원이다. 5580원이면 한 달에 116만원 정도를 벌게 되는데 이 돈으로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도저히 살 수 없다”며 “정부는 이런 낮은 최저임금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많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이를 비난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마음속으로만 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저희 조합원들도 정진우, 용혜인 씨 카톡이 털리면서 같이 털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호동 전해투(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해고자 복직투쟁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사이버 사찰 피해자로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게 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호동 위원장은 “사이버상에서 우리는 자유롭게 의견 개진하고 정보 교환하고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 감시와 사찰로 활동을 제약받는다는 두려움은 막연했는데, 정진우 씨 재판 과정을 통해 실질적 두려움으로 나타났다”며 “(만민공동회는) 우리 스스로 우리 권리를 쟁취하자는 새로운 선언이다. 이 싸움에 물러서지 않고 힘차게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사찰 긴급행동은 오는 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사이버 사찰 피해자 만민공동회-반격의 서막>을 개최한다. 1시부터 열리는 오프라인 궐기대회에서는 사이버 사찰 피해자들의 공연, 독립선언문 완성 등의 행사가 진행되며 이때 완성된 독립선언문은 같은 날 3시 발표된다. 이후, 참가자들은 독립만세 행진을 할 예정이다.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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