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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민생의 위기… 한가하게 권력감시 할 때 아냐”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최악의 상황, 우린 최선 다하고 있나”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2.17 20:36

16일 숭실대의 여성 청소노동자 장보아씨는 ‘삭발투쟁’을 했고, 같은 날 저녁 금호타이어의 한 정규직 노동자는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IPTV와 인터넷을 설치하고 수리하는 노동자들은 서울 한복판 전광판에 오른지 열흘이 넘었고, 쌍용차 해고노동자 둘은 석 달 째 굴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케미칼 노동자 차광호씨는 지난해 5월 굴뚝에 올랐고 지금도 고공에 있다. 라떼킹 강남점에는 수시로 용역이 들이닥친다. 2015년 설 풍경이다.

제도정치는 바쁘게 돌아갔다. 국정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박근혜 정부는 언론 압박, 병역 의혹, 삼청교육대 부역 논란, 부동산 투기 논란, 병역 의혹이 있는 인사를 국무총리에 지명했고 새누리당은 표결을 강행해 이 문제적 인사를 청와대에 들여보냈다. 인적 쇄신 정도만 하면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 라는 착각도 여전하다.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의 고집은 보수언론조차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한편에서 꾸준히 재벌 대기업을 밀어줬다. 창조경제, 규제 단두대의 과실은 재벌 대기업이 오롯이 챙기고 있는 분위기다. 법인세 정상화와 기업의 사회공헌을 맞바꾼 이상한 모양새다. 보수언론은 ‘참다 못해 뛰쳐 나온’ 간접고용 노동자가 원청 기업을 흔들고 있다고 선동하고, 정부는 ‘정규직 과보호론’을 내밀며 맞장구를 치고 있다. 정규직과 고용안정을 ‘비정상’으로 모는 괴상한 정부다.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 사무처장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바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 사회의 이슈 어디에도 그의 모습이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지금 노동과 민생은 가장 처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7일 <미디어스>와 인터뷰에서 “어제 오늘만 여섯 곳의 농성장을 다녀왔다”며 “너무 많은 곳에서 너무 많은 노동자와 시민들이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길거리와 하늘로 내몰리고 있는 게 지금 한국사회”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와 SK·LG의 고공농성, 용산화상도박장 반대 농성, 강남 라떼킹철거 위기, 숭실대 청소노동자 싸움, 서울시 버스중앙차로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농성 소식을 전하면서 “한줌이 안 되는 재벌 대기업과 부동산 임대업자들이 노동자와 중소상공인들을 착취하고 길거리에 내몰고 명절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다. 고향에 가는 길이지만 마음이 무겁다. 현실은 너무 처참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 전후로 경제민주화 담론이 등장했고, 원하청 갑을문제도 우리 사회의 전면에 드러났다. 문제는 실력이다. 안진걸 처장은 정치와 시민사회, 노동계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은 눈물을 닦아줘야 할 곳에 없고,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최악의 위기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동자와 시민이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 권력감시는 한가하고 점잖은 말”이라며 “시민사회도 권력을 감시하는 것을 뛰어넘어, 처절한 투쟁에 전면적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설날 밥상에 모여앉아 정치를 논해 국정지지율이 낮아지거나 높아진들 상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 설날 이완구 총리 인준 이야기와 정치 이야기를 할 것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회장 이야기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대다수는 먹고 사는 문제다. 노동이 불안정해지고 민생은 답답하다. 비정규직과 고용 불안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주제일 것이다. 쌍용차, 씨앤앰,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이야기가 그렇다. 그런데 이야기만 하고 이 문제를 회피하면서 가슴 아파해서만은 안 된다. 바로 우리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는 “제1 야당과 진보정당, 시민사회와 민주노총이 정말 노동과 민생의 위기에 올인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의 노동과 민생이 최악의 상황이라면 우리의 집중력도 최대여야 한다”며 “일부 열심히 뛰는 야당 의원과 희망연대노동조합과 서울 일반노조 같은 노동조합을 보고 안타까워 해서만은 안 된다. 정면으로 응시하고, 전면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정책으로, 시민사회는 투쟁으로, 투트랙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노동과 민생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게 안진걸 처장 생각이다.

위기는 또 다른 혐오나 갑질 같이 몇 가지 방향으로 ‘튀고’ 있지만, 노동과 재분배 문제에 있어 시민들이 직접 움직이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안진걸 처장은 “시민들은 준비가 돼 있다”며 “(정치권과 일부 시민들이) 아름다운 마음을 갖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제는 안타까워 할 여유가 없다. 누구라도 뭐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토로 대표되는 제도정치의 위기에 경제위기까지 맞물려 있다. 국가와 자본은 이제 세련된 언어로 양보와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여기에 언론이 몰아가는 제도정치 스케줄과 때때로 터지는 정치 이벤트에 이슈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안진걸 처장은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예민해진 시민들과 노동, 민생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와 시민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더 예민한 민생, 노동문제를 건드려 시민들을 조직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또한 “정부와 여당은 노동과 민생에 전혀 관심이 없고, 오히려 문제를 조장하고 있다”며 “정치에서는 범야권이 힘을 키워 정책적으로 대응하고,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적극 연대해야 한다. 정치와 운동이 동시에 분발하면서 서로를 정상화해야 한다. 문재인 대표와 면담을 요청했고, 이 자리엣도 경제민주화와 노동, 민생문제에 집중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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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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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ka0324 2015-02-23 00: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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