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국무총리 이완구 후보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시각, 국회 밖에서는 57개 범시민사회단체들이 “역대 어느 총리후보자도 이 정도로 최악은 아니었다”며 이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범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사회단체들을 11일 낮 12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완구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은 ‘안 된다’로 이미 나왔다”며 “불가사유는 열거하기도 벅찰 지경이다.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유일한 정답”이라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이 후보는 현재 △본인 및 차남의 병역기피,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황제특강, △특혜채용, △삼청교육대 관여 등 각종 의혹들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11일 국회 앞에서 57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사진=기자회견 주최측)

이들은 “인사 참사를 반복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에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이라며 “이런 와중에 충격적인 일이 또 드러났다”며 정치부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드러난 언론관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완구 후보는 해당 술자리에서 언론사 간부와의 친분을 이용해 전화를 걸어 “저 패널부터 막아”, “이 국장, 걔 안 돼”라는 등 프로그램과 인사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링크)

이들은 “이완구 후보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을 덮기 위해 언론을 통제하고, 보도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아들을 카메라 앞에 세우고 ‘비정한 아버지’ 운운하며 ‘눈물’까지 흘리던 이 후보가 카메라 뒤에선 언론에 압력을 넣고, 기자들을 협박하며 보도를 주무르고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들은 ‘소통’하고 ‘민생’을 살리는 총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평생을 투기와 특혜, 편법으로 살아온 이 후보가 서민의 경제적 고통을 이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마음에 안 들면 전화를 걸어 보도를 빼고, 기자들을 협박하는 유신독재식 언론관을 가진 그에게 소통의 정치를 기대하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역대 어느 총리후보자도 이 정도로 최악은 아니었다”고 낙제점을 내렸다.

이들은 “이완구 후보는 총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민심을 무시한 채 총리 인준을 밀어붙인다면 거대한 분노의 심판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와 언론연대, 민언련, 새언론포럼을 비롯한 언론관련 단체들은 물론 민예총, 참여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민변, 민교협 등 총 57개 단체들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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