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의 대성공이후 <토토가>에 출연했던 가수들은 물론이거니와 90년대 인기리에 활동했던 가수들은 요즘 예능 프로그램이 가장 출연시키고픈 특급 게스트가 되었다.

이번주만 해도 26일 방영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토토가>에서 맹활약한 터보의 김정남과 김종국이 게스트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28일 방영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는 ‘수요일 수요일은 라디오스타’라는 콘셉트로 <토토가>에 출연한 이후 다시 전성기를 누리는 김건모와 쿨의 김성수, 이본, 김현정을 스튜디오로 초대하였다.

이처럼 시류에 영민하게 반응하는 게스트 섭외는 출연진에 따라 반응이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토크쇼의 한 회 성공을 장담케 하는 키포인트다. 게다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건모, 김성수, 이본은 입담까지 좋다. 때문에 이날 <라디오스타>는 쉴 새 없이 MC진들과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90년대 가수들의 재치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는 방송으로 기억될 수 있었다.

그러나 단순한 추억팔이를 넘어 1990년대에 박제되어버린 왕년의 인기 가수들을 2015년 트렌드의 중심 반열에 올려놓은 <토토가>와 달리 <토토가>로 인기를 얻은 가수들을 초대해 어떻게든 유행의 흐름에 편승하고자 하는 예능 토크쇼에는 90년대가 없었다.

<힐링캠프>, <라디오스타> 모두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들이 방송 중간에 90년대 자신들의 히트곡을 부르기도 했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그날 방송에서 화제가 된 이야기는 90년대 게스트들을 있게 한 노래나 숨겨진 뒷이야기가 아니었다.

<라디오스타>는 철저히 게스트들의 신변잡기와 알려진 것과는 달리 김건모가 <토토가>의 회식 비용 전액을 부담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야기로 한 시간을 보냈다. 이날 게스트들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역시나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었다.

아무리 오프닝에서부터 90년대 인기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인만큼 진행도 90년대식으로 하겠다고 한들 토크 소재도 철저히 90년대로 회귀한 듯한 진부한 토크였다. 날 <라디오스타>를 살린 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도 불행이 아니라며 헤쳐나가는 맛이 있다고 강조한 김구라의 긍정 토크와 입담 좋고 끼 충만한 90년대 스타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