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국 이야기>라는 웹툰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은 권성민 PD의 인사위원회 재심이 오늘 열린다.

▲ MBC 권성민 PD가 그린 웹툰 <예능국 이야기> 중 일부

MBC는 28일 오전, 인사위원회를 열어 권성민 PD의 징계 수위를 정한다. 시각은 특정되지 않았으나, 오전 8시에 시작하는 임원회의가 끝난 후 권재홍 부사장을 인사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권성민 PD는 현재 미디어사업본부 산하 경인지사 소속이기 때문에, 이날 인사위에는 미디어사업본부장을 제외한 각 본부장이 참여한다. 권성민 PD는 인사위에 따로 출석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사 비판 내용이 포함된 <예능국 이야기>라는 웹툰 게재를 이유로 ‘해고’라는 최고 징계를 내린 MBC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웃 방송사 KBS 노동자들마저 “해고는 살인”이라며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이하 새 노조)는 27일 성명에서 “초년생 예능PD의 풍자와 만평을 문제 삼아 해고라는 살인행위를 저지른 MBC경영진의 인식은 스스로 언론사임을 부정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라며 “MBC 경영진은 MBC를 얼마나 더 망가뜨려야 그 만행을 멈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새 노조는 “권성민 PD의 해고는 MBC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사회에서조차 우리나라의 언론자유 수준을 심각히 문제 삼고 있는 마당에 MBC 만행은 강 건너 불구경하기에는 박근혜 정권의 용인과 개입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며 “MBC 경영진은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는 반민주적·반언론적 비상식적 행위를 멈춰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MBC 동지들의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투쟁에 뜨거운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며 “권성민 PD가 일터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끝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 PD협회(협회장 안주식) 또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해고 철회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KBS PD협회는 “그의 소속 부서장은 ‘너무 모욕적이다. 초년생인데 선배들이 이뤄놓은 일에 대해 엠병신이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며 “생각은 자유다. 얼마든 다를 수 있다. 서로의 근거를 가지고 공론의 장에서 치열하게 싸우면 그 뿐이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건강한 논쟁이 아닌 해고라는 극약처방,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힘 있는 자의 일방통행이었다”고 지적했다.

KBS PD협회는 “진정 모욕을 당한 이는 누구인가? 일개 초년생 PD의 풍자와 만평조차 힘으로 누르려는 MBC 사측인가. 아니면 이번 사건으로 인해 또다시 한숨을 쉬며 자괴감을 느껴야 할 다수의 제작자들인가”라며 “이러한 징계의 반복이 가져올 자기 검열과 제작자들의 위축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언론이 앞장서 지켜야 할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MBC 사측인가. 아니면 언론이라는 감시견을 잃게 될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인가?”라고 말했다.

이날 인사위원회에는 권성민 PD를 포함해 7~8명의 징계 수위가 논의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며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MBC의 세월호 보도참사 등을 반성하는 <엠병신 PD입니다> 글을 올려 인사위에 회부됐을 당시, 재심 개최와 통보까지 걸린 시간은 하루였다. (▷ 관련기사 : <‘엠병신’ 권성민 PD, 재심에서도 ‘정직 6개월’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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