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라는 게 있다. 시청자가 보기에는 지상파 채널 사이에 끼어 있는 ‘실시간 홈쇼핑’과 같지만 개념은 조금 다르다. TV에서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를 뜻하는데, T커머스를 이용하면 TV에 나오는 상품을 ‘자동주문전화’가 아니라 ‘TV리모컨’으로 주문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2005년 시작됐으나, 특정 채널에 들어가야 상품을 살 수 있는 독립형만 있었다. 프로그램 연동형은 ‘다시보기’에만 시범사업 형태로만 진행 중이다.

KT가 금기를 깼다. KT의 T커머스 계열사인 KTH와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는 27일 “간편하게 T커머스를 이용할 수 있는 채널 연동형 T커머스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고 밝혔다. 연동형 T커머스를 서비스할 채널은 홈스토리, 푸드TV, 아시아N, 텔레노벨라, SkyENT 등 스카이라이프 5개 채널이다. 이제 이 실시간 채널을 시청하다 보면, T커머스의 트리거가 뜨고, 빨간색 버튼을 누르면 쇼핑 창이 활성화된다. KTH는 “리모컨이나 스마트폰으로 상품정보를 조회하거나 구매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KTH 연동형 T커머스 하단쇼핑창 (사진=KTH)

KTH는 “연동형 T커머스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제품을 즉시 구매할 수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클 뿐만 아니라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게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신기술/아이디어 상품의 판로를 지원할 수 있는 상생협력 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며 “KTH와 KT스카이라이프는 연동형 T커머스의 대상 채널수를 연내 30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KTH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과거 엠넷 같은 채널에서 시도는 했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아 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실시간채널로 연동형 T커머스를 하는 곳은 KTH뿐이다. 최초는 아니지만 이를 활성화해서 드라이브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KTH는 2012년 8월 국내 최초로 T커머스 전용채널 ‘스카이T쇼핑’을 런칭하기도 했다. 이 채널은 현재 KT계열의 유료방송에서 편성돼 있다.

시청자가 광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만큼 ‘시청권 침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그룹이 자신의T커머스 사업에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사를 활용했다는 점도 비판을 받을 만한 점이다. 그러나 KT 입장에서는 상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수익성을 올릴 수 있어 이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이 간접광고, 중간광고, 가상광고 등 프로그램 내 광고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시청 회피와 수익성을 따져보고 이를 추진할 만한 조건이 됐다고 판단한 것.

이를 두고 언론인권센터 윤여진 사무처장은 “IPTV와 위성방송 등을 갖고 있는 국내 최대 방송사업자 KT가 시청권을 침해하면서 방송을 자신의 돈벌이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여진 처장은 “정부가 간접광고 규제를 완화하고 채널을 모두 홈쇼핑화처럼 만드는 흐름”이라며 “최소한의 시청권 보장, 방송사업자의 공적 역할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고, T커머스 광고 등에 대한 규제를 시급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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