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깜짝 발탁’으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이완구 후보자가 다소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청와대의 정국운영 방식이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된다는 이유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씽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26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까지 부총리들이 야당과 대화를 하기보다는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서 그것을 집행해왔고 이완구 후보자도 세월호 특별법 협상 등으로 볼 때 거기서 예외가 아니었다”면서 “이런 점에서 대야관계가 원만해지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민병두 의원은 “하지만 야당이 올해는 잘만하면 무엇인가 이룰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처음으로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1년 차, 2년 차에는 여수에 일본인 투자 유치하겠다, 혹은 풍문여고 옆에 호텔 짓겠다 하는 게 전부였지만 집권 3년차에는 노동이랄지 금융이랄지 여러 가지 부분에서 개혁을 하려고 한다”면서 “정부가 하려고 하는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야당도 국회 선진화법이 있는 상황에서 협상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민병두 의원은 “정부가 하고자 하는 일과 또 야당이 원하는 바를 잘 절충하면 무엇인가 이뤄낼 수 있다”면서 “새로 국무총리가 된 분이 야당과 정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일정한 성과를 낼 수 있는데 현재로선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 (연합뉴스)

민병두 의원은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100%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지난 2년을 보면 보수와 진보를 나누고 내 편과 네 편을 나누고 두 개의 국가와 국민으로 분할통치를 해왔다”면서 “거기서 핵심적인 것은 청와대에 검찰총장 출신을 앉혀서 실제로 검찰을 움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병두 의원은 민정특보로 임명된 이명재 전 검찰총장을 염두에 둔 듯 “이번에 특보를 임명한 것 보면 아예 검찰총장 출신을 추가로 또 앉혔는데 국민을 대화와 소통의 대상이 아니라 분할과 지배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런 가운데서 이완구 총리가 다소 외부적으로는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고 할지라도 국민과 대화하기는 힘든 구조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국민소통과 무관하다 라는 지적은 어떤 이유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이명재 민정특보의 경우에는 이미 검찰에서 나온 지 10년이 넘고 오랜 공직 경험과 사회에서의 다양한 활동으로 대통령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원 의원은 “대통령께서 어지러운 혼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조치를 했고 당장 ‘소통형’ 총리 후보로 이완구 후보를 지명했고 국민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는 방향으로 청와대를 개편했다”면서“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 문제는 대통령의 판단에 맡겨주시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원 의원은 이완구 후보자 차남의 병역의혹과 재산증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야당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고 국민 여러분들도 명쾌하게 납득할 수 있는 그런 모든 설명이 가능하고 또 실질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과거에 인사청문회에서 빚어진 여러 가지 볼썽사나운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김재원 의원은 소위 ‘문고리 3인방’의 보직 이동에 대해서도 “이재만 비서관의 경우에는 총무비서관으로서 인사위원회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를 두고 논란이 있어 근무에서 배제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원천 차단했다. 또 부속 비서관들의 권한이 강하다고 해 제2부속비서관 제도를 아예 없애고 홍보수석 산하로 보냈다”면서 “실질적으로 지금까지 제기되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선 모두 해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를 지원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들을 해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원 의원은 자신이 이완구 후보자의 대변인과 같은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비판받은 것에 대해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내대표의 일을 원내수석부대표가 돕는 것은 인간적으로 당연한데 너무 야박하게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원 의원은 이완구 후보자의 X선 필름 등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야당의 이완구 후보자의 병역 문제 등에 대한 의혹제기를 적극적으로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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