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장관이 자신과 국민모임 등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의 노선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보다 진보적이지만 기존 진보정당들 보다는 우측에 위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6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신당의 지향에 대해 “진보정당운동을 하던 분들과 민주당에 참여했던 분들이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진보-민주, 민주-진보의 합작이다, 이렇게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보다 조금 더 진보적이지만 기존의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보다는 조금 오른쪽에 있는 정당이라고 이해해도 되느냐”라는 질문에 “위치 표시를 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신당과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관계에 대해 “국민모임 신당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지만 야당을 교체하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라면서 “교체대상과의 연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문법에 맞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인 정동영 전 의원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고 재야와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신당에 합류한다고 선언한 뒤 굳은 표정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정동영 전 장관은 최근 불거진 연말정산 대란 문제에 대해 “야당이 새누리당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법안처리에 합의하고 동의해주었으면 책임도 같이 지는 것이지, 문제가 불거지니까 여당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야당이 오락가락하는 근본 원인은 철학 부재이다. 세금 문제를 보면 정체성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야당이 진정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이번 연말정산 사태에서도 드러났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지금까지 증세없는 복지가 가능하다, 이런 당론을 가져왔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동영 전 장관은 “당의 최고위원으로 있으면서 국민 앞에 당당하게 세금 문제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도 먼저 할 일은 130석이나 되는 거대 야당으로서 깨끗하게 지난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근본적 조세개혁을 위해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감세 정책으로 세수부분에 구멍이 났는데 그것을 서민 중산층에게 떠넘긴 것이 본질”이라면서 “법인세라든지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관련 세금을 부유층에서 걷어야 하는데 이것들은 제대로 걷지 않으면서 유리지갑이라고 하는 근로소득세에만 손을 댄 데서 나오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세금이라는 것이 원래 소득재분배 기능이 있어 세금을 내고 나면 불평등이 많이 개선된다. 유럽의 경우 세금 내기 전후의 불평등 정도가 절반 이상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세금 혁명이 필요한 시기이고 우리 국민들도 그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동영 전 장관은 “이 세금 문제만 해도 왜 직장인들 월급만 겨냥해서 적자재정의 본질을 건드리지 않느냐”라면서 “지금 제1야당과 분열돼있는 진보정당들의 사이로 들어가서, 합리적 진보의 방향속에서 이런 부분들을 정확히 대변하겠다는 것이 이념적 지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천정배 전 장관의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모임 측에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본인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천 장관의 판단을 지켜볼 때이고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신당 창당 작업과 관련 “이번주에 신당추진모임이 뜨는데 인재영입기구의 역할이 될 것이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창당준비위원회가 만들어 질 것”이라면서 “자영업자나 시민사회 분들을 현장에서 접촉해 상향식으로 정당을 건설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지난 10년 동안 정치권에서 충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30대, 40대 전문가들이 각 분야에 많이 숨어 있다”면서 “이 분들을 단순히 모시는 것이 아니라 추후 당의 동력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일부가 신당 창당에 함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지금 야당의 상황에서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정권교체가 오겠는가”라면서 “일본처럼 보수장기집권 시대가 열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비상한 행동집단으로서 야당 교체의 기치를 들었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당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우리 당이 제1야당으로서 또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해 왔다는 뜻”이라면서 “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그 역할에 충실하면 새로운 신당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아주 왜소화 될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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