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언론은 광고와 협찬 그리고 후원으로 먹고 산다. 광고가 ‘양지’에서 이루어진 영업의 결과라면, 협찬은 ‘음지’의 거래다. 후원은 이 둘 사이 어딘가에 있다. 광고가 줄면 협찬과 후원에 집중하는 게 언론의 생리다. 후원은 보통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언론사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에 현물이나 현찰을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중 가장 오래된 물주는 ‘지방자치단체’다. <미디어스>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모든 광역·자치단체와 소속 공공기관에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언론사 후원 내역에 대한 정보를 청구했다. <미디어스>가 언론의 ‘스폰서’를 차례로 공개한다. ⑧편은 전라북도와 지자체다.

까면 깔수록 나오는 전북지역 지자체 비공개 정보

전라북도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개한 자료를 종합하면, 이 지자체들이 지난 5년 간 언론사와 공동 주최·주관하거나 언론사가 진행한 행사에 후원하면서 언론사를 지급한 금액은 총 31억1609만2160원이다. 금액으로 보면 MBC 13억 원(3건), JTV전주방송 4억5450만 원(14건), 전북도민일보 2억1500만 원(고창지사 1건 포함 6건), 전북중앙신문 2억1500만 원(8건), KBS전주방송총국 2억1100만 원, 군산신문 2억1천만 원, 전북매일신문 1억8400만 원(4건), 전주MBC 1억4659만2160원(2건), 군산미래신문 9천만 원(3건), CBS 5천만 원(1건), 서림신문 1500만 원(1건), 전북일보 1200만 원, 새만금일보 천만 원(2건) 순이다.

그러나 전북지역 지자체는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JTV전주방송의 경우, 지자체를 순회하며 ‘와글와글시장가요제’를 하고, 해당 지자체는 이 행사를 후원한 사실이 지역언론 보도로 확인되고 있는데 소수의 지자체만이 이 행사에 대한 후원내역을 공개했다. ○○시장배 ○○대회 같은 행사도 다른 지자체에 못지 않게 확인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후원내역은 전무하다. 군산시와 부안군의 경우, 매년 신문사들이 주최주관하는 미인대회를 후원하고 있는데, 그 목적이 “관광객 유치”나 “새만금 홍보”라는 점도 의아하다.

‘한국의 맛’ 한 번 보여드려? MBC 억대 후원금 ‘꿀꺽’

전라북도는 단 2건으로 모두 MBC와 공동주최한 행사다. 전북은 외교통상부, MBC와 함께 2013년과 2014년 각각 ‘K-FOOD 월드 페스티벌’, ‘지구촌 한국의 맛 콘테스트’를 공동주최했는데 2년 간 MBC에 총 8억 원을 지원했다. 프로그램을 제작해 이 행사를 홍보해 달라는 게 후원 목적이다. 지원금은 2013년 3억 원에서 2014년 5억 원으로 늘었다. 전북에 따르면, 이 행사 규모는 2013년 10개국-132명에서 2014년 15개국 267명으로 늘었다.

전주시는 2014년 6월 7일부터 사흘 동안 열린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한 건뿐이다. 전주시는 이 행사에서 MBC에 5억 원을 지원했다.

군산시가 15건으로 가장 많다. 군산시는 매년 군산신문이 주관하고 매년 4월 열리는 ‘군산 벚꽃아가씨 선발대회’에 매년 수천만 원을 후원하고 있다. 후원금액은 2010년 5천만 원에서 2011년 7천만 원으로 많아졌다가 2012년 5천만 원, 2013년 천만 원으로 줄었고, 2014년 3천만 원으로 조금 많아졌다.

이밖에도 군산시는 매년 방송사와 함께 ‘금강콘서트’도 주최하는데, 이 행사에도 언론사 지원금이 있다. 2010년 JTV전주방송과 한 이 행사 지원금은 5천만 원이다. 2011년부터는 KBS전주방송총국과 함께 했는데 지원금은 2011년 5천만 원, 2012년 5600만 원, 2013년 5500만 원, 2014년 5천만 원이다. 이 행사에는 한국농어촌공사 금강사업단도 따로 후원했다. 군산시는 2010년 JTV전주방송이 시민의날을 맞아 한 ‘제48주년 시민의날 기념 시민가요열창’ 행사에 4750만 원을 후원했다.

군산시의 언론사 후원 중 특이한 대목은 ‘군산미래신문’이다. 이 신문은 주간신문으로 매년 ‘노사가요제’를 하고 있는데, 군산시는 지난 5년 간 총 3차례 3천만 원씩 총 9천만 원을 후원했다. 그런데 이 신문사가 군산시와 함께 한 행사는 이것만이 아니다. 이 신문사는 군산시장배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군산청소년가요제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군산시는 이 행사에 대한 후원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익산시는 어버이날을 맞아 전북중앙신문과 함께 ‘익산어르신을 위한 효한마당’을 하는데, 익산시는 이 행사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2천만 원을 후원했다. 2013년의 경우 이 행사는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고, 대중가요와 국악 그리고 한국무용 등 공연도 있었다.

JTV전주방송 지자체 순회 행사 후원내역, 왜 비공개 하나

남원시의 경우, 매년 JTV전주방송의 ‘와글와글시장가요제’를 후원 중이다. 남원시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후원 이유로 밝혔다. 남원지역에서 매년 3회 열리는 이 행사에 남원시는 3천만 원씩 후원하고 있다(2010년 2700만 원). 전주방송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를 돌며 이 행사를 주최하고 있고 전라북도와 여러 지자체에서 후원을 받고 있다.

완주군의 후원내역은 단 한 건이다. 완주군은 지난해 9월 ‘2014년 완주 와일드푸드 축제’를 하면서 CBS사랑나눔콘서트에 5천만 원을 후원했다. 축제 홍보 명목이다.

진안군은 전주MBC의 <가요베스트>에 7500만500원을 후원했다. 2012년 10월 11일 저녁에 있었던 이 행사에 대한 후원 목적에 대해 진안군은 “지역홍보 및 축제”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진안군은 매년 전북일보와 ‘전북일보 마이산 전국마라톤대회’를 하는데, 2010년과 2011년에는 없던 후원금액이 2012년부터 생겼다. 2013년까지 후원금액은 5백만 원이고, 지난해 후원금은 2백만 원이다.

무주군은 2013년 ‘무주남대천수상음악회’를 개최하면서 JTV전주방송에 홍보 명목으로 6천만 원을 지급했다. 지난해에는 6월 26일부터 5일 동안 ‘무주산골영화제’를 하면서 전주MBC에 7159만1660만 원을 후원했다. 역시 “홍보” 목적이다.

지자체가 해야 할 이주민 관련 행사를 왜 언론이?

임실군의 언론사 후원은 5년 간 4건인데 모두 전북매일신문에 대한 것이다. 임실군은 전북매일신문의 ‘다문화가정 전통혼례식 및 친정부모 모셔오기, 친정 보내주기 사업’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4600만 원을 지원했다.

고창군은 JTV전주방송의 ‘와글와글시장가요제’에 매년 천만 원을 후원했다. 지난해 11월 9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어린이 판소리 왕중왕 대회’를 하면서는 KBS전주를 후원했고, 후원금액이 3백만 원이라고 공개했으나 고창군 문화재과 관계자는 “음향장비 노후로 프로그램 제작이 어려워, 이를 확충하는 데 지출한 비용이다. KBS전주에 건넨 비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로 8회째를 맞은 전북도민일보 고창지사의 ‘고창군민 예술광장’에는 1500만 원을 후원했다.

부안군도 미인대회를 매년 후원 중이다. 부안군은 전북도민일보가 주최하는 ‘미스변산 선발대회’에 5년 간 2억 원을 후원했다. 후원 목적은 “휴가철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원사업”이다. 후원금은 2010년 3천만 원에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밖에도 부안군은 전북중앙신문이 매년 여는 ‘전국 청소년 락 페스티벌’에 5년 간 1억5500만 원을 후원했다. “창의적인 청소년문화 창출 및 부안군 관광객 유치” 목적이다. 부안군은 새만금 방조제를 홍보할 목적으로 새만금일보가 하는 ‘새만금 걷기대회’에 2013년과 2014년 5백만 원씩 후원했다. 또한 부안군은 지난해 8월 서림신문의 ‘님의뽕축제’에 1500만 원을 후원했다.

제보를 기다리며…

전주시 완산구, 김제시, 장수군, 순창군, 전북개발공사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주시 덕진구는 “정보 부존재”로 밝혔습니다. 정읍시 도한 정보 부존재로 밝혔으나, 전읍시는 JTV전주방송의 와글와글시장가요제를 후원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습니다. 위 지자체의 언론사 후원 내역을 아는 공무원과 시민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라북도와 관할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이 공개한 내역을 <미디어스>가 종합.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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