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엠병신 PD입니다>라는 반성문 형식의 글을 쓴 후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던 권성민 PD가 21일 MBC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MBC는 경인지사로 인사발령이 난 후, 그곳에서의 ‘유배생활’을 그린 페이스북 웹툰을 문제 삼았다.

▲ MBC 권성민 PD가 그려 페이스북에 올린 웹툰 <예능국 이야기>

MBC는 1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권성민 PD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징계 사유는 △취업규칙 위반 △M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위반 등이다. 3일 뒤인 MBC는 21일 저녁, 권성민 PD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앞서 권성민 PD는 지난해 6월 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김재철 사장 이후 망가진 MBC에 대한 반성문 격의 글인 <엠병신 PD입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인사위에서 정직 6개월을 받았다. 당시 예능 PD들이 연명으로 항의 성명을 내는 등 MBC 안팎에서 반발이 컸지만 소용없었다.

6개월 정직 기간이 끝난 후, 권성민 PD는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유배지로 불리는 수원 경인지사로 발령이 났다. 권성민 PD는 경인지사에서의 ‘유배생활’을 담은 <예능국 이야기>라는 웹툰을 지난달 18일부터 페이스북에 3차례 올렸고, 회사는 이를 문제 삼아 인사위에 회부했다.

MBC 내부에서는 예상을 뛰어넘은 징계인 ‘해고’ 통보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MBC노조 관계자는 21일 <미디어스>와 한 통화에서 “월요일 인사위 결과가 계속 안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는(해고가 나올 줄은) 전혀 예상을 못했다”고 전했다.

개인 SNS에 올린 웹툰이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는지도 다툼의 소지가 있지만, 해고 직전의 징계라는 정직 6개월 이후 비제작부서 발령, 해고 통보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MBC는 21일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편향적 성향과 개인적 불만에 따라 행하는 해사행위를 앞으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의 의도가 무엇이든 근거 없는 비방과 왜곡이 담긴 주장을 회사외부에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실추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론화돼 있는 SNS를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주장하며 그릇된 정보와 선동을 전파하려는 일탈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윤리기준을 적용, 근절함으로써 열심히 일하려는 MBC 구성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직문화 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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