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염려를 동반한 ‘나는 가수다’ 새 시즌의 라인업이 속속들이 공개되어 네티즌의 실망 섞인 야유를 받고 있다. 시즌제로 첫 선을 보이는 ‘나는 가수다3’는 총 13회로 마무리된다고 한다. 한편 진행자는 거론됐던 이소라가 아닌, 시즌1에서 전설적인 라이브 실력으로 감동을 선사한 박정현이 경연자와 동시에 겸임하게 됐다.
하지만 몇 번의 논란 끝에 성내다 지친 시청자는 제풀에 꺾여나갔고 그 난리를 치던 나는 가수다는 스스로 기대치를 깎아내리다 종영됐다. 시즌1의 초반 라인업이 워낙 대단했고 또한 소란스러웠기에 한참의 공백 이후 돌아온 나는 가수다의 캐스팅은 누가 공개된다 해도 만족할 수 없었으리라. 그럼에도 현재까지 거론된 카더라 라인업은 그렇지 않아도 한 물 가고 두 물 가버린 나는 가수다의 위대함에 상처만 남길 뿐이어서 과연 이게 최선이었을까? 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 할지라도 공개된 라인업은 어찌됐든 제작진의 간보기가 포함된 결과물일 것이다. 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그리 달갑지 않다. 하긴 슈퍼 아이돌로 이름 날렸던 ‘너랑 나’의 아이유가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에 그토록 무참히 짓밟혔던 프로그램이신데 감히 씨스타의 효린이라니, 경기할 만한 반응이다 싶다.
물론 그 밖의 10cm, 스윗소로우, 린과 이수 부부에 대한 반응 또한 떨떠름하다. 유니크한 매력을 갖고 있는 10cm, 스윗소로우지만 가창력으로 이름 날리는 보컬리스트들은 아니다 보니, 드래곤볼처럼 이수랑 나얼이랑 싸우면 누가 이겨요?가 감상 포인트인 나는 가수다에 어울리는 라인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비슷한 포맷인 불후의 명곡에 한 차례 이상은 출연했던 가수들이 시즌3 출연 여부에 거론되고 있다는 사실은 더 큰 문제가 된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나는 가수다의 위기이자 시즌3의 존재 가치를 희미하게 하는 이유다.
나는 가수다의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캐스팅이 유독 매력적이었던 것은 절대 출연하지 않을 것 같았던 은둔의 고수를 끄집어내는 쾌감이 컸다. 그랬기 때문에 시청자는 때론 거만하게도 불후의 명곡 급인 가수와 나는 가수다 급인 가수를 나누어 말하기도 했다.
그랬던 나가수였는데, 이제는 캐스팅을 구하다 못해 이미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던 가수를 구걸하고 있는 실태라니. 오리지널이 이미테이션을 따라하고 스스로 유사품의 처지에 놓여버린 신세다. 나는 가수다의 아이덴티티이자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도도한 콧대가 꺾여버린 이상 이 프로그램이 또 다시 존재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이쯤 되면 나는 가수다는 아예 그 정체성부터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더 크게 거만해지거나, 거만할 수 없다면 아예 프로그램의 노선을 바꿔버리거나 둘 중 하나다. 위대함에 집착하던 나가수가 스스로 걸려든 자승자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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