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언론은 광고와 협찬 그리고 후원으로 먹고 산다. 광고가 ‘양지’에서 이루어진 영업의 결과라면, 협찬은 ‘음지’의 거래다. 후원은 이 둘 사이 어딘가에 있다. 광고가 줄면 협찬과 후원에 집중하는 게 언론의 생리다. 후원은 보통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이 언론사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에 현물이나 현찰을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중 가장 오래된 물주는 ‘지방자치단체’다. <미디어스>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모든 광역·자치단체와 소속 공공기관에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언론사 후원 내역에 대한 정보를 청구했다. 한 지역씩, 언론의 ‘스폰서’를 공개한다. ④편은 ‘푸른밤’ 제주다.

동아일보, 제주도 후원 랭킹 2위

제주특별자치도는 2010년부터 2014년 10월까지 4년 10개월 동안 총 22억7935만 원을 언론사에 후원했다. 금액 순으로 제민일보 5억2500만 원, 동아일보 4억3백만 원, 제주KBS 3억3500만 원, 제주일보 2억6천만 원, JIBS제주방송 2억2천만 원, 복지TV 제주방송 1억5천만 원, 헤드라인제주 8천만 원, 제주CBS 7500만 원, 제주의소리 7100만 원, 코리아인터넷방송 5천만 원, 미디어제주 3천만 원, KCTV제주 2400만 원, 제주도민일보 1985만 원, 제주매일 1천만 원, 제주극동방송 8백만 원이다.

제주도는 제민일보와 함께 매년 ‘제주관광인대상’과 ‘제주경제대상’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간 금액만 5억2500만 원이다. 제주관광인대상의 목적은 “제주지역 관광발전 선도 우수관광 사업체 및 관광분야 인재 발굴”이고, 제주경제대상은 “제주지역 중소기업 중 경영성과가 우수하거나 기술혁신에 성공한 기업 발굴 포상”할 목적이다. 2014년 말에도 행사가 열린 점을 고려하면 5년 동안 6억 원 이상의 돈을 제민일보에 준 것으로 추정된다.

특이한 점은 동아일보 후원이다. 제주도와 동아일보는 지난해로 6회째 ‘제주국제사진공모전’을 공동주최했는데, 동아일보는 매년 제주도의 후원을 받았다. 금액은 최소 6300만 원에서 최대 1억 원이다. 제주도는 공동 주최 및 후원 목적을 “제주 세계자연유산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 국제 홍보 확산의 장 마련”이라고 공개했다. 2010년과 2011년 후원금액이 각각 1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공모전이 6회째 열리는 동안 제주도가 동아일보에 건넨 돈은 5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사진전 상금총액은 2050만 원이다.

KBS제주는 총 3억3500만 원을 받았는데, 모두 음악 관련 행사다. 제주KBS는 2010년 3월, 6월, 9월 세 차례 ‘KBS제주특별음악회’를 열었는데 이 행사에 제주도는 6천만 원을 후원했다. 2011년에도 같은 행사가 세 차례 열렸는데 후원금은 5천만 원이다. KBS는 2012년 ‘KBS제주 시청자 대음악회’로 이름을 바꿨고, 제주도는 5천만 원을 후원했다. 이 행사에 대한 제주도의 후원금은 2013년 7500만 원, 2014년 1억 원으로 다시 올랐다.

제주일보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해방 이후 제주발전사 DB구축사업’을 하며 제주시에서 2억6천만 원을 후원받았다. 사업은 이전부터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 ‘탐라기록관리소’ 누리집에서 소장자료를 검색해보면 제주일보사가 등록한 1960년부터 1980년까지 ‘해방 이후 제주발전사 DB’의 최초 등록일은 2009년 4월 2일이다.

산하 공공기관 후원내역은 쏙 감춘 제주도

제주도의 민영방송은 JIBS제주방송에 대한 후원금은 총 2억2천만 원이다. JIBS제주방송은 2013년 11월 중 이틀 동안 ‘2013년 제주오픈 지구력 승마대회’를 주관했는데, 이 행사에는 제주도과 산하 공공기관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등 총 23개 정부부처 및 기관이 후원했다. 제주도의 후원금액만 1억 원이다. JIBS제주방송은 지난해 9월 26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 전기차 에코랠리’ 행사를 했는데 제주도는 공동주최에 이름을 올리고 7천만 원을 지급했다. 제주도는 JIBS가 창사기념일을 맞아 주최하는 ‘JIBS 행복콘서트’에 후원을 않다가 지난해 5천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제주도민일보는 2013년 9월, 2014년 8월 ‘제주 물&향토식품 포럼 전시회’를 주최했는데 제주시는 매년 천만 원 안팎의 돈을 지원했다. 특히 이 행사에는 제주도뿐 아니라 제주도의회와 제주도개발공사도 후원했다. 제주테크노파크도 공동주관한 행사이지만 제주도는 산하 공공기관의 후원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디어스>는 지난해 10월 제주특별자치도에 정보공개를 청구하며 산하 공공기관 자료까지 함께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복지TV 제주방송은 1억5천만 원, 헤드라인제주는 8천만 원을 각각 후원받았다. 우선 제주특별자치도 복지청소년과는 지난해 3월과 4월 연이어 ‘제1회 장애청소년복지음악캠프’와 ‘제1회 제주장애인 예술문화축제’를 하면서 복지TV를 지원했다. 헤드라인제주의 경우, 2012년부터 ‘세계인 제주 외국인 섬머 페스티벌’을 하는데 제주도는 이 행사에 3년 간 8천만 원을 지원했다.

같은 행사에 후원 쉬었다 재개, 금액 ‘껑충’

CBS는 음악회와 토크콘서트로 제주도 후원을 받았다. 제주도는 2012년 제주CBS의 ‘CBS 특별음악회 Jazz in Jeju’에 500만 원을 후원했고, 제주CBS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시민강좌 3인3색 토크콘서트 프로그램’에 2013년 1500만 원, 2014년 3000만 원을 후원했다.

제주의소리는 7100만 원을 후원받았는데 후원내역을 보면 선뜻 이해할 수 없다. 제주도는 2011년 ‘제5회 제주10대 문화 UCC 전국 공모전’에 1600만 원을 후원하고, 이듬해 제6회 행사 때 2천만 원을 후원했다. 그러나 2013년 7회 때는 후원을 하지 않았고, 2014년 8회 행사에는 3500만 원을 후원했다. 2013년 후원하지 않은 금액을 2014년에 한꺼번에 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밖에도 제주도는 2010년과 2011년 ‘제주어인터넷방송국 운영사업’을 하는 코리아인터넷방송에 “제주어 보전” 목적으로 총 5천만 원을 후원했다. 미디어제주의 ‘2014 미디어제주 청소년 전국여름 음악캠프’에는 3천만 원,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 열린 KCTV제주의 ‘한중서화 양인전’에는 총 3천만 원을 후원했다. 제주매일이 지난해 시작한 ‘4.3 상생기원 전국 서예문인화대전’에는 천만 원, 2011년 열린 제주극동방송의 ‘2011 제주평화음악회’에는 8백만 원을 후원했다.

※바로잡습니다. (2015년 3월 11일 오후 4시 20분)

제주도가 제주도민일보와 함께 행사를 하거나, 도민일보 행사에 후원하면서 지급한 금액은 1억9850만 원이 아니라 1985만 원입니다. <미디어스>는 기사 작성 과정에서 액수를 잘못 계산해 보도해 이를 바로잡습니다.

제보를 기다리며…

제주도는 제주의료원 서귀포의료원 제주개발공사 제주관광공사 제주에너지공사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주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테크노파크 제주도체육회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평생교육진흥원 제주영상위원회 제주문화예술재단 제주신용보증재단 제주4·3평화재단 탐라영재관 국제평화재단 등 산하 기관의 언론사 후원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사실을 알고 있는 시민들은 제보해 주십시오.

▲제주특별자치도가 2010년 1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언론사를 후원한 내역.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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