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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가혜, 면죄부 선언이 아니라 무죄판결입니다[기고] 홍가혜에 '면죄부줬다'는 언론들에 대해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 | 승인 2015.01.13 14:02

재판부 "홍가혜의 주장, 사실이라고 믿을만한 합리적 근거있다"
피해자의 범위와 경계가 모호해 명예훼손 적용도 어려워

   
▲ MBN은 '민간잠수부'라는 타이틀로 홍가혜 씨 인터뷰를 통해 “해경이 민간 잠수부의 구조 활동을 막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고 보도해 사회적으로 비난받았다. 홍 씨 또한 사기꾼이라는 낙인을 받아야 했다.(사진=MBN 화면 캡처)
홍가혜의 카카오스토리 게시글, MBN과의 인터뷰 내용 중 허위인지 여부가 문제된 부분은 크게 보면 4가지였습니다. △해경이 민간잠수부 투입을 막고 있고 제대로 된 지원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점, △민간잠수부가 세월호 선내 생존자와 대화를 했다는 점(여기서 "대화"는 신호를 주고받았다는 의미로 홍가혜가 MBN과의 인터뷰과정에서 표현을 정정하기도 했습니다 - 배안의 생존자와 신호를 주고받기 위해 수중에서 망치 등으로 쳐서 반응을 살펴보기도 했다는 점은 해양구조협회 관계자가 그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구조대원이 '희망도 기적도 없다'는 말을 했다는 점, △해경이 민간잠수부들에게 '시간이나 때우고 가라'고 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인데,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위 내용들은 사실이거나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기 때문에 단순한 풍문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검사는 명예훼손의 피해자를 "해양경찰청장 김석균, 현장구조대원 등 세월호 침몰사고 구조담당자들"이라고 특정했는데, 이에 대해 피고인측은 "세월호침몰사고 구조담당자들"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경계가 불분명하므로 집단표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고, 유일하게 성명이 특정된 "김석균"의 경우 해양경찰청장으로 중앙구조본부장인 국가기관이므로 명예훼손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점 역시 피고인측 주장을 전부 받아들였습니다.

카카오스토리 게시글. MBN인터뷰 모두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어

MBN방송과의 인터뷰에 대해 검사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의율(擬律, 법적인 조건이 갖추어진 사실이나 행위에 대하여 법원이 법규를 적용함)하였으나, TV방송은 형법 개정과정, 법문의 취지 및 내용을 종합하면 형법 제309조 제1항의 "기타 출판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였고 재판부는 이 역시 피고인측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애시당초 홍가혜의 카카오스토리 게시글이나 MBN과의 인터뷰는 해경 등에 대한 명예훼손 자체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는 사람을 100일 넘게 구속했고 8개월이 넘게 재판을 받도록 한 것이 부적절했음은 알 수 있습니다.

"홍가혜 무죄"를 "면죄부 선언"으로 흐리는 언론

   
▲ 1월 10일자 '조선일보' 캡처
그런데 홍가혜 판결에 대한 보도를 보면, 재판장이 판결 이후 덧붙인 말을 인용해 "면죄부가 아냐", "자중하라"는 식의 제목으로 여전히 홍가혜에 대한 적대적인 기사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재판장은 아마도 홍가혜가 그동안 법정에서 보여온 태도나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활동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번 판결이 홍가혜의 인터뷰 등을 정당화하거나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며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의 태도는 위험했다는 취지로 당부한 것인데, 판결문에 이와 같은 내용이 있는 것처럼 오해할 수 있도록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점이 아쉽습니다.

홍가혜 사건을 진행하면서 해경의 초기 구조활동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고, 사고발생 후 48시간 동안 투입된 잠수부의 숫자나 그 활동을 보면 도저히 300여명의 생존자들을 구조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었고, 해경이 300여명 아니 단 몇 명이라도 구조할 수 있을 정도로 구조계획을 수립하고 인력과 장비를 동원했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 언론의 오보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언론이 홍가혜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쏟아내는 것처럼 세월호 사고 초기 정부가 발표하는대로 총력구조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하지 않고 사고해역에서 수상수색활동은 이뤄지고 있었으나 수중구조활동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으면서도(팽목항에 내려가 있었던 그 많았던 기자들,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사고해역을 둘러봤던 그 기자들의 보고를 데스크에서 걸러냈던 것인지 의문입니다)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실종자 수색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민간잠수부들(또는 SSU, UDT 등 해군 정예요원들)에게도 사고 초기 구조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적절하게 줬더라면 단 몇 명이라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는 홍가혜의 인터뷰도 이런 아쉬움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했고, 다른 분들도 저와 같이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동안 적지 않은 사건을 처리했지만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힘들었고 여러 가지로 답답함이 많았던 사건은 처음인데, 법리대로, 사실대로 판단해 준 재판부에 감사드리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판결이 전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홍가혜에게 위로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재판부 역시 이번 판결을 통해 홍가혜가 나름대로 사실을 말하거나 당시 팽목항에서는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내용을 말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가 죄가 없었음을 선언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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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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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광철 2015-01-14 18:40:34

    여기나 와야 들을 수 있네요
    사람은 자신의 눈과 귀로 듣기 마련이라, 급박하고 아픈 상황에서 조금 과장 될 수 있는 상황을 확인도 않한 언론과 방송사가 국민의 명예를 훼손했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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