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시민들이 회사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노조원 6명에게 손수 접은 학을 선물한 것에 대해, 선물을 받은 노조원 아내가 블로그에 남긴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글쓴이는 조승호 노조원의 아내로, '이름모를 촛불 시민에게-YTN 해고자 아내 드림'이라는 제목의 글은 현재 네티즌들에 의해 다음 아고라로 옮겨졌으며, "역시 YTN노조다" "힘내라"는 격려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 YTN 노조원들이 시민들로부터 받은 선물을 들고 있다. ⓒ송선영
그는 "며칠 전 남편은 1000마리의 종이학을 여러분들로부터 받아왔다"며 "여러분들이 무엇을 바라고 이 많은 학을 접었을지 알기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해고된 다음날, '오늘만 울겠다'고 결심했는데 여러분 때문에 오늘 또 울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에 의해 다친 마음, 사람에 의해 치유 받는다"며 "바람에 조차 흔들리는 촛불이 힘이 가냘퍼 보이지만 그 촛불의 조용한 아우성이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아울러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촛불 시민, 당신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힘내라" "대단하다"는 격려의 댓글을 달고 있다.

권태로운낭자: "날씨 좋은날 괜히 눈물 흘리게 하는 님이시군요. 응원을 보냅니다. YTN노조 무한지지합니다. 힘내십시요."

해촌석양: "정말 대단하신분들이네요. 솔직히 당장 내 밥줄이 끊어진다고 생각하면 사람이 적당히 타협하게 되어 있는데. 정말 용기 있으신 분들이십니다. 존경스럽습니다. 아직까지 YTN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햇는데 이번에 혼자라도 꼭 가보겠습니다."

woong: "YTN 노조 여러분! 당신들이 너무나 존경스럽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교감이 되고 있습니다. 막내둥이가 이젠 국민의 방송으로 맘속에 새겨지게 되엇습니다. 많이 많이 당신들이 있어 감사합니다. 오늘 간만에 울어버렸어요! ㅠ,ㅠ YTN 사랑합니다."

▲ 조승호 노조원이 시민들로부터 받은 학 선물. ⓒ조승호 노조원 아내 블로그

다음은 조승호 노조원의 아내가 블로그에 남긴 글 전문이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당신의 얼굴도 이름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매일 같이 YTN 사옥 앞에 오셔서 촛불을 밝혀 주신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새벽에 나와서 촛불을 밝히다 바로 출근하는 분도 있다고 들었지요.
틈틈히 일하시다 만들어온 [사랑해요! YTN] 피켓을 들고 힘겹게 싸우고 있는 YTN노조원들을 응원해 주신다는 말도 전해 들었답니다.

며칠 전 남편은 1000마리의 종이학을 여러분들로 부터 받아왔습니다.
여러분들이 무엇을 바라고 이 많은 학을 접었을지 알기에 울컥했습니다. 남편이 해고된 다음날, [오늘만 울겠다]고 결심했는데 여러분 때문에 오늘 또 울게 되었습니다.

사람에 의해 다친 마음 사람에 의해 치유 받습니다.

바람에 조차 흔들리는 촛불이 힘이 가냘퍼 보이지만 그 촛불의 조용한 아우성이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촛불 시민!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제가 울던 날 함께 마음으로 울어 주신 저 멀리 전남 여수의 두 아이의 어머니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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