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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농성 이창근 “해고자 187명, 삶이 뒤틀렸다”“굴뚝농성 오늘부로 5400만원, 오히려 무덤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5.01.08 11:35

해고노동자가 “대화하자”고 굴뚝에 올라갔더니, 회사는 내려오지 않으면 대화를 안 하겠다고 한다. 쌍용자동차 이야기다. 해고노동자 두 명은 지난달 13일 쌍용차 평택공장 안에 있는 굴뚝에 올랐다. 높이 70미터, 너비 1미터로 ‘벼랑 끝’이다. 그런데 쌍용자동차는 수원지법 평택지원에 ‘퇴거단행 가처분’을 신청했다. 두 사람이 내려가지 않을 시 한 사람 당 하루 백만 원씩, 총 200만 원을 물리게 해달라는 이야기다. 법원 오는 23일 쌍용차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지 결정한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굴뚝농성자 이창근씨(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는 8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해고자는 만져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돈”이라며 “오히려 무덤덤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가압류 47억 원, 보험회사의 구상권으로 청구된 금액만 100억 원에 이른다. 그는 2009년 정리해고 이후, 정리해고자와 비정규직노동자의 삶이 뒤틀렸다며 7년째 거리에 있는 187명의 복직을 위한 ‘대화’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 이창근 실장. (사진=이창근 실장 페이스북)

이창근 실장은 ‘굴뚝에 올라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희들은 사실 기댈 데가 많이 없었다”며 지난해 11월13일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들었다.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인정한 고등법원과 달리, 대법원은 쌍용차 손을 들어주며 이를 ‘파기환송’했다. 고등법원이 대법 판결을 어기면서까지 처음과 같은 판결을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이창근 실장은 “그동안 많이 노력했고 많이 힘을 썼지만, 결국 대법원이 그렇게 내팽개치는 바람에 저희 갈 곳이 없어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저희 동료들, 그리고 우리가 일했던 공장, 고향과 같은 이곳에 이런 몰골이지만 다시 한 번 손 내밀고, 함께 살아보고, 우리 도와달라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올라왔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이후 쌍용차 해고자와 그 가족 26명이 숨졌다. 이창근 실장은 “저희들이 굴뚝에 올라와서 많은 분들이 저희를 걱정, 안전이나 건강 이런 걸 걱정하시는데 사실 저희들은 수많은 해고자들, 특히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또 다른 모습”이라며 “저희들은 굴뚝 위에 있지만 굴뚝 아래에서 집밖에 못 나오는 해고자들, 그리고 여전히 삶의 관계에서 뒤틀리고 끊겨진 많은 해고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억울하겠지만 법의 판결에 따라야 하지 않느냐’, ‘현실적으로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오히려 해고노동자를 위하는 길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는 사회자 질문에 그는 “그런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 마음들 또한 이 문제를 어쨌든 해결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얘기라 보여진다”면서도 “대법원 판결이라고 하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 동안 거리에 있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을 할 건가’라는 부분을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7년 동안 싸우기보다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게 낫지 않겠나 하는 것은, 일자리에서 저희 손이 거부당했던 그 과정들을 좀 더 한 번만 봐주신다면 그런 말씀이 좀 더 달리 보이지 않겠나 싶다”며 “쌍용차 취업자라 취업이 안 되는 187명”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굴뚝농성은 회사와 해고자 복직 문제를 놓고 대화하고 교섭하기 위해 시작됐다. 이창근 실장은 “지금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자동차는 “굴뚝에서 내려오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회사가) 좀 더 품을 넓게 해서 대화와 교섭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회사가 퇴거단행 가처분을 신청한 것을 두고 그는 “회사의 그런 입장이 한편으로는 불안감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그런 주장이 가능한 건가, 그리고 그것으로 굴뚝에 올라와 있는 우리가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인 건가를 다시 한 번 본다고 하면, 그 말이 갖고 있는 아주 가볍고 불안한 어떤 마음도 좀 읽을 수 있겠다 보여진다”는 이야기다.

이창근 실장은 “저희가 지금 마지막으로 굴뚝에 올라와 있는데 ‘내려오면 대화하겠다’는 보장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사례도 없고, 또 회사가 ‘퇴거단행 가처분’ 신청까지 내는 상황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내려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고, 지금 명분을 쌓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창근 실장은 “우선 교섭을 시작해야 된다”며 “의제를 어떤 것을 가지고 논의할 지에 대해서는 머리를 맞대면 되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지부, 지부장을 포함해서 임원들이 굴뚝 아래에 다 있다. 대화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과 상황이 되기 때문에 굴뚝에서 내려와야지 대화가 된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밑에 계시는 분들과 머리를 맞대서. 지금 대화와, 대화 국면, 교섭 국면, 이걸 여는 것이 우선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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