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인터넷 독점 예매 광고가 눈에 띄더니, 지난 15일 영화 판매를 시작한다는 뉴스에 또 한번 놀랐다. 오픈마켓 ‘G마켓’ 이야기다.

과거에도 인터넷에서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 구입할 수 있는 소형 웹사이트는 여러 군데 있었다. 하지만 국내 전체 사이트 18위에 순방문자 560만명(지난주 ‘다음’ 사이트 지표)인 대형 사이트에서는 최초이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서도 영화는 티켓 예매 판매에 주력하고 있을 뿐이다.

▲ ‘G마켓’ 영화 판매 서비스 오픈 안내 화면 캡처
사실 그동안 영화 다운로드는 주로 P2P 서비스를 통해 불법 유통되는 ‘음지’의 영역이였다. 하지만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언제 어떻게 범죄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다소 귀찮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불편이 적지 않았다.

반면 ‘G마켓’의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는 편당 500~2000원 가량이며 고화질이다. 또한 사용기간과 동영상을 지원하는 휴대용기기에 복사해서 이용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그리고 신용카드의 포인트와 유사한 ‘G마켓 스탬프’로도 구매가 가능해 영화 다운로드 이용자의 저변확대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영화는 ‘KTH’와 ‘씨네21’ 두 회사와 제휴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 케이블에서 상영된 ‘19금 TV영화’를 포함하여 1천여 편의 영화가 서비스되고 있다. 새로운 영화 유통의 한 축을 열었다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IPTV 등 영화 VOD(video on demand) 서비스와 P2P를 통한 ‘음지’ 유통의 틈새를 겨냥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두말할 나위 없이 훌륭한 마케팅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초창기라서 그런지 최근 개봉영화를 보기 힘들고, 방대한 영화가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었다는 느낌을 주고 있진 못하다. 또한 오픈마켓의 취지에 맞게 ‘잘 팔릴 만한 것’을 기준으로 배열하다 보니 첫 화면에 ‘19금’의 선정적인 영화들이 눈에 많이 띈다.

성인물은 무조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영화도 ‘미디어’의 한 영역으로 생각해, 사회적으로 혹은 삶에 의미를 주는 영화들이 유통될 수 있는 장도 열어 줘야 한다. 영화를 오로지 이익을 안겨다 주는 상품으로만 생각해 막 다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는 이야기다.

네이버에서는 무료로 ‘독립영화상영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립영화를 지원하기 위한 코너를 개설하는 것도 한 예가 될 수 있을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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