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 ‘돈 벌기 위해 편의점 근무 하는 것은 아닌것 같다’는 내용이 포함된 채용공고가 나와 열정을 빌미로 청년들에게 적은 임금을 강요한다는 ‘열정페이’ 논란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열정을 말하기에는 비정규불안정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지나치게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알바연대 구교현 위원장은 “그렇지 않아도 비정규직의 현실은 언젠가는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고문과 같은 현재 상황을 견디라는 ‘희망고문’이라고 불린다”면서 “이런 ‘열정페이’ 사건이 심지어는 알바현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너무 황당하다”고 발언했다.

구교현 위원장은 “편의점의 3분의 1 정도가 최저 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편의점 매장 수가 굉장히 많고 본사에서 로열티를 총 매출의 35%에 달할 정도로 많이 떼가 점주들 입장에서 수익이 별로 나지 않다보니 법을 지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조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교현 위원장은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법은 지켜져야 하고 점주도 어렵고 알바도 어려운 이런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구교현 위원장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 편의점 업주를 고발해 임금을 받아내는 방법에 대해 “괜히 그런 문제제기를 했다가 쉽게 해고되기 일쑤이고 점주들이 단합해서 ‘얘는 쓰지 말자’고 하는 경우도 있어 쉽게 문제제기 하기 어렵다”면서 “알바는 갑을관계에 있어서 을조차도 안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 알바노조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 앞에서 김무성 대표에 대한 사과와 아르바이트 환경 개선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현재 시급을 4500원 받고 있다”면서 “인터넷에 올라가 있는 구인광고로만 보면 다 최저시급을 맞춰주는 것처럼 보이는데 직접 편의점에 가서 면접을 보면 (점주들이) ‘그렇게는 못 준다’며 ‘부르는 게 값’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저 같은 경우 식대도 못 받는 입장인데 편의점 점주는 ‘폐기 식품이 있으면 먹고 아니면 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폐기 식품이) 남아서 반품을 하면 편의점에도 좋지 않으니까 일부러 알바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구교현 위원장은 “노동자들을 쉽게 쓰고 쉽게 버릴 수 있는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데 정부가 현재 이런 상황을 더 극대화시키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늘리고 해고를 용이하게 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는데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업주에 대해서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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