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IPTV에 가입된 고객이라면 자신의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활용되진 않았는지 의심해봐야할 것 같다. SK브로드밴드 하청업체들이 폐기해야할 고객 개인정보를 장기간 창고에 보관하면서 불법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해왔다는 폭로가 나왔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와 희망연대노동조합, 희망연대노조 LGU+지부․SK브로드밴드지부,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는 2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SK브로드밴드가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유통하거나 부실하게 관리해왔다고 폭로했다. 관리감독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에 신고한다는 계획이다.

▲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하청업체가 폐기해야할 고객정보를 허술하게 보관하고 있는 모습(자료=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참여연대노동사회위원회)

이들은 SK브로드밴드가 “그동안 고객 개인정보를 장기간 부실하게 관리하면서 이를 영업에 불법적으로 활용해왔다”며 “마땅히 신속히 폐기했어야 할 고객정보 자료를 직원휴게실이나 창고 등에 장기간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히 개통/AS 기사들에게 고객의 상품가입신청서에 개인정보 제3자 제공 동의를 반드시 받아올 것을 강요하며 이를 기사 실적에 반영했다”고 폭로하고 관련 증빙자료를 공개했다.

SK브로드밴드 강북홈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주)인화브로드밴드는 상품을 해지한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폐기하지 않고 창고에 보관한 채 불법적인 마케팅을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 이들은 “해당 하청업체에서 불법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개인정보는 SK브로드밴드 전산화면을 출력한 것”이라며 “SK브로드밴드가 대규모 정보유출을 몰랐을 리 없다. 이번 사태의 책임은 단순 하청업체가 아닌 SK브로드밴드 원청에 있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는 개통/AS 기사들에게 고객 개인정보를 제3자에 제공할 수 있도록 동의를 받아올 것을 강요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3자 제공 여부는 선택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받아오라”고 지시했고 그 결과가 해당 기사들이 실적에 반영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 SK브로드밴드가 설치/AS기사들에게 고객들로부터 개인정보의 '제3자제공'을 강요하고 실적에 활용한 증거들(자료=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참여연대노동사회위원회)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다단게 하도급 구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들은 “원청이 다양한 방식으로 영업 압박을 가하고 각 센터들을 줄세우기 하는 상황에서 고객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유혹에 시달리게 될 수밖에 없다”면서 “또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원청이 하청업체의 개인정보 취급과 마케팅 활동을 직접 관리감독하기 어렵거나 혹은 방기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고객 개인정보 불법적 사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고 개통/AS기사들을 원청에서 직접고용할 때 해결할 수 있단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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