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MBC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던 권성민 PD가 징계 후 복직하자마자 비제작부서로 가게 됐다.

MBC는 11일 인사발령을 통해 권성민 PD를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로 보냈다. 경인지역에서 MBC 수익사업을 벌이는 경인지사는 제작현장에 있어야 할 기자와 PD들이 2012년 170일 파업 이후 쫓겨간 대표적인 부서로, 내부에서는 ‘유배지’로 인식되는 곳이다.

▲ 권성민 PD가 지난 5월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올린 글

권성민 PD는 5월 17일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이런 뉴스가 나올 수밖에 없는 MBC의 현재 상황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12년 공정방송 파업의 실패를 언급하며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봤지만, 결국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에 의해 좌우되는 사장인사의 문제는 정치 역학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며 “마봉춘을 자랑스러워했던 대부분의 직원들은, 다시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동의할 수 있는 목소리가 나왔을 때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

MBC는 5월 27일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권성민 PD를 대기발령 조치했고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권성민 PD는 재심까지 거쳤으나 6월 9일자로 ‘사실상 해고에 준하는 징계’인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당시 MBC 예능본부 PD들은 권성민 PD의 글에 대해 집단 성명을 내어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낸 방송사로서, 인명을 구해야할 그 바쁜 시간에 정확한 취재보다는 받아쓰기와 피해자들이 받게 될 보험금 이야기나 했던 방송사로서 온당해야 할 첫 일은 유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참회의 사죄를 하는 것”이라며 “권성민 PD의 글에 보여야할 경영진의 반응은 인사위원회 회부와 징계가 아니다. 그들이 보여야할 온당한 반응은 부끄러움, 미안함 그리고 가슴 아픈 반성”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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