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KBS 구조조정’을 주장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정연주 전 사장 시절부터 ‘KBS가 방만하다’는 주장을 펼쳐온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병순 사장 체제가 들어선 후 인력감축을 포함하는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 ⓒ여의도통신
우선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은 “KBS가 적절한 인력 운영을 계획하지 않으며 만성적자를 탈피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KBS에서는 지역방송국 폐소 및 송신소 무인화 등 조직 축소에 따라 수 백 명의 인력감축 요인이 있었는데도 정원 감축 등 구조조정 방안을 시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2008년 감사원 감사결과를 인용해, “인건비성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방송국 폐쇄 등 인력 감축 요인이 발생하면 정원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 노력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고, 직급별 직종별 직무 분석을 통해 상위직을 과다하게 운영하거나 직종별로 유휴인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등 조직 인력 운영을 방만하게 운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2급 이상 직원은 2003년 2067명에서 2007년 2348명으로 281명 증가한 반면, 3급에서 5급 직원은 2240명에서 2023명으로 217명 감소해, 위쪽에 무게 중심이 쏠린 항아리형 조직구조의 정도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BBC의 사례와 비교하며 “KBS는 외부에서 제대로 된 제작과 경영의 효율성에 대한 컨설팅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영국 BBC의 사례란 2007년 10월 공표한 ‘창조적 미래 달성’이라는 구조조정 계획으로 ▲더 작은 BBC ▲품질 중시 ▲디지털시대 대비라는 3대 목표 하에 1800명을 구조조정한 것을 말한다.

정 의원은 또 “KBS에서 인건비 수준만이 아니라 인건비에 맞는 일을 하는 직원이 많지 않다”면서 “KBS가 심각한 적자 상황에도 불구하고 경영개선의 의지나 자기희생을 감수하려는 내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 ⓒ여의도통신
같은 당 성윤환 의원도 정연주 사장 시절 외주제작비율은 늘어났지만 PD만 99명 증가했다며 방만 경영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이어 “PD의 직급별 현황을 보면 10년 전인 1998년에는 2급 이상 상위직급의 PD가 전체 PD의 37.6%에 불과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8년에는 58.1%에 이르러, PD인력의 상위직급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외주제작이 늘어날수록 사내 PD수는 줄어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나라당의 ‘KBS 방만 경영’ 주장에는 ‘KBS JAPAN’ 법인문제도 포함됐다. 허원제 의원은 “‘KBS JAPAN’ 법인의 사장을 KBS 직원이 맡고 있다”며 “경영을 책임져야 하는 사장이 그만두면 KBS로 돌아온다니 방만 경영의 단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KBS JAPAN’는 2005년 설립된 방송권 사업과 컨텐츠 사업을 위한 일본 현지 법인이다.

▲ 이병순 KBS사장 ⓒ여의도통신
이병순 KBS 사장은 경영 효율화 방안과 관련해 “전사적으로 거품제거 운동을 펼치고 있고 불요불급한 사업, 수익성이 없는 비핵심 사업을 제거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회사 예산을 쓸 때 본인의 책임 하에 회사 예산을 쓰는 사업실명제를 통해 상당부분의 적자 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공정성 확보와 관련해 “우선은 기계적 중립주의를 확보해서 기계적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며 “여론조사에 사회의 지지세력간 관심사도 녹여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장의 경영 효율화 방안에 대해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KBS가 수익성 없는 사업을 정리하는 민간 민영방송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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