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내 언론 수용자들의 신문기사 이용 경로 추이>에 따르면 신문기사를 보는 경로 중 가장 높은 비율이 나온 것은 모바일(55.3%)로 50.7%를 기록한 PC를 제쳤고 33.8%를 얻은 신문과 비교하면 응답률이 20%p 이상 높았다. 독자들은 더 이상 종이신문으로 뉴스를 보지 않는다. PC를 통해 웹 기사를 보던 독자들은 이제는 모바일로 뉴스를 본다. 독자들의 뉴스 이용 패턴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뉴스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 29일 오후 4시 30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에서 <2014 한국언론정보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후원세션 Ⅲ : 뉴스의 미래, 뉴스산업의 미래>가 열렸다. (사진=미디어스)

29일 오후 4시 30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304호에서 <2014 한국언론정보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후원세션 Ⅲ : 뉴스의 미래, 뉴스산업의 미래>가 열렸다. <모바일 뉴스구성과 제공방식의 변화에 관한 연구>를 발표한 구교태 계명대 언론영상학과 교수는 모바일 시대에 들어선 만큼, 뉴스 구성 방식과 뉴스 제공 형태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 구성 : 최소 단어로 최대 정보 전달, 멀티미디어 활용하기

구교태 교수는 모바일 환경에 효과적인 기사 작성 방식으로 △주목 끄는 제목 달기 △강력한 도입부와 주목도 높은 요약 제공 △최소 단어로 최대 정보 전하기 △메시지 형태 다양화 △목록과 링크 달기 △시각화 프로그램 활용 △로봇 저널리즘 등 7가지를 제시했다. 핵심은 ‘더 간결하게’였다.

구교태 교수는 “모바일 이용자들은 암시적, 간접적인 리드문을 기피하기 때문에 핵심을 바로 언급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 사람들은 긴 문장이나 단락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약 3줄 이내로 각 단락의 길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덜 중요한 것들은 나중이나 아래에 놓여야 하고, 의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경우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모바일 기기에 대한 글쓰기는 웹을 위한 글쓰기와 유사하지만 더욱 더 핵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가 이미지를 위해 최적화되어 있는 만큼 그래픽, 이미지, 인포그래픽,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사용해 주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교태 교수는 “인용된 기사들의 하이퍼링크를 설정해 다양한 출처의 원 기사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하고 있는” <허핑턴포스트>의 사례를 언급하며 “다양한 목격자의 진술과 정보원들을 접촉하고 다양한 측면을 탐구하는 이 같은 기사 구성은 매우 중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뉴스 제공 형태 : 모바일 웹 디자인 최적화, 카테고리 변화

구교태 교수는 <허핑턴포스트>를 들어 뉴스 제공 형태 또한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교태 교수는 “대다수의 모바일 뉴스 포맷들이 웹 구성과 동일하게 흘러간다. 모바일에 맞는 웹 디자인들이 필요하다”며 “<허핑턴포스트>는 2005년에 출범해서 6년 만에 <뉴욕타임즈> 트래픽을 앞질렀다. 모바일에 가장 적합한 매체였기 때문에 많은 방문자수를 모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 '모바일 뉴스구성과 제공방식의 변화에 관한 연구'에서 주요 사례로 언급됐던 허핑턴포스트. 사진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메인 화면

정치, 사회, 경제, 국제, IT, 과학, 라이프스타일, 문화, 스포츠 등 획일화된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관심을 두고 볼만한 이슈를 별도 카테고리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역시 세월호, Gay Voices, 환경, 여성, 동물, 섹스, 북한, 미디어, 종교, 영화, 아트, 책, 여행, 굿 뉴스 등의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둔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또한 “뉴스 생산과 유통 과정에 대한 독자의 참여를 끌어내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며 <허핑턴포스트>가 독자들이 부적절한 콘텐츠를 신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을 소개했다. 이어, “부정적 댓글 삭제를 요청하고 SNS로 게시글을 공유하며 댓글 작성자와 네트워크 형성 등을 행하는 독자들에게 ‘배지’를 부여해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함께 만들어 간다는 인식이 오늘의 <허핑턴포스트>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모바일 전략 수립에서 숙고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성공 사례가 얼마나 의미 있는 영향을 줄 수 있을지 회의적”

발제 후 이어진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모바일 시대에 맞춰 뉴스도 변화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대를 이뤘으나 발제에 나타난 외국 사례들을 국내에서 그대로 이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박사는 “우리나라는 미국이라는 뉴스 산업의 ‘빅 마켓’과는 산업적 특성, 법 제도적 차원, 정책 특성 등이 너무나 다르다”며 “외국 사례 소개가 얼마나 한국에 함의를 줄 수 있을지 약간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김위근 박사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고 실험을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라며 “이런 실험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콘텐츠’를 통한 수익구조를 아직도 못 찾았기 때문이다. 뉴스 제공 방식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익을 얼마나 창출할 수 있는지가 설명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엄호동 <파이낸셜뉴스> 온라인편집 부국장은 “신문 콘텐츠, 고정형 인터넷, 이동형 인터넷의 소비자가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문사에서는 ‘종이신문’을 만들기 위해 대다수 인력이 종사하고 있고, (거기서 만들어진 것이) 단순 변환돼 PC와 모바일로 넘어온다”며 “간결하고 짧은 문장 정말 쓰고 싶지만 안 된다. ‘디지털 퍼스트’하겠다고 하는데도 쉽지가 않다”고 밝혔다.

엄호동 부국장은 “<허핑턴포스트>는 자체 생산한 것보다 큐레이션 콘텐츠가 굉장히 많다. 좋게 얘기하면 ‘큐레이션’이지만 나쁘게 얘기하면 디지털 소매치기라고도 볼 수 있다. 요약만 해서 넘겨주니까 문제없지 않느냐고 하지만 트래픽은 그쪽이 가져간다”며 “<허핑턴포스트> 등 해외 사례가 언급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언론환경과 한국어라는 ‘언어’를 고려하면 우리하고는 굉장히 안 맞는 저널리즘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엄호동 부국장은 “제공방식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지만 트래픽 발생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네이버다. 70~80%의 유입이 네이버 검색에서 발생하니 네이버가 만들어 놓은 규격화된 카테고리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허핑턴포스트>는 그 구조가 아니니 자유롭게 풀어버렸지만, 보통 언론사들은 (네이버에 맞춰야) 클릭 1번이라도 더 나온다”며 “산업적인 측면도 고려해서 저희(언론 현업자들)가 얻어서 활용할 수 있는 제안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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