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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났던 노종면의 '침묵', KBS-MBC의 실망스런 ‘YTN 판결보도’‘MB특보 사장 반대’ 등 기초 사실 없이 단신 처리
김수정 기자 | 승인 2014.11.28 18:18

11월 27일 오전 10시 15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 2호에서 6년을 기다린 판결이 나왔다. MB특보 출신 낙하산 구본홍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인 YTN 기자들의 ‘해고’가 부당했는지를 판가름하는 마지막 판결에서, 대법원은 3명의 해고만 부당했다는 2심을 확정했다. (▷ 관련기사 : <대법원 “YTN 기자 3명만 ‘해고 무효’” 확정>)

YTN은 MB정권이 들어선 후 가장 먼저 낙하산 사장이 내려왔고, 가장 먼저 내부 구성원들이 ‘반대 투쟁’에 나섰던 방송사다. 2009년 KBS에는 MB특보 출신 김인규 씨가, 2010년 MBC에는 ‘말귀 잘 알아듣고 말 잘 듣는 사람’인 김재철 씨가 왔다. 김재철 사장은 인사를 단행하며 ‘큰집(청와대)에서 쪼인트 까고 매도 맞은’ 것으로 드러나 청와대의 MBC 개입이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그래서 MB정권 초기, 언론사 파업은 일상이었다. 그 중에서 2008년 YTN노조의 파업은 언론노동자들의 저항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리는 싸움이었다. 2244일이 걸려 나온 대법원의 판결은 그래서 더 중요했다. 방송사의 ‘보도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려는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에 맞선 YTN 노동자들의 싸움이 정당했는지를 확인하는 ‘법적인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낙하산 사장 저지투쟁’ 나섰던 공영방송의 ‘실망스러운’ 보도

하지만 정권이 보낸 사장은 방송 공정성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었고, 그에 따른 ‘낙하산 사장 퇴진 투쟁’을 벌이기도 했던 공영방송 KBS와 MBC는, 과거 ‘자신들의 일’이었고 현재도 진행 중인 문제에 대해 무성의한 보도를 선보였다.

   
▲ 27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

27일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는 해당 소식을 모두 단신 처리했다. <뉴스데스크>는 “대법원은 지난 2008년 당시 YTN 구본홍 사장 선임에 반대하며 출근저지를 주도한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 등 노조간부 3명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는 원심을 확정했다”며 “대법원은 ‘노조가 공적 이익을 목적으로 했다 하더라도 회사의 핵심권리인 경영주의 대표권을 직접 침해한 만큼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구본홍 사장이 ‘당시 대통령 특보 출신으로 낙하산 논란이 일었던 인물’이었다는 기초 사실도 배제했다.

<뉴스9>는 더 간단했다. <뉴스9>는 “YTN 기자 3명에 대한 해고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오늘 YTN 노조 조합원 9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무효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노 전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해고 처분과, 임장혁 기자 등 3명에 대한 정직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왜 YTN노조 조합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징계무효 확인소송을 냈는지, 해고와 정직 처분이 왜 정당하다고 판결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YTN노조 싸움의 불씨가 된 낙하산 사장 구본홍 씨의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았다.

   
▲ 27일자 KBS 뉴스9 보도

YTN 판결 단순 소송기사 취급한 공영방송… 빛났던 뉴스K의 침묵

이번 판결은 단순히 YTN이라는 한 방송사에 한정된 내용이 아니었다. 각 방송사의 방송강령을 비롯해 <방송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려는 언론노동자들의 싸움에 대해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었다. 공정방송 투쟁을 벌인 다른 언론사들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판결이었다.

법원은 YTN노조 징계무효확인소송 1심에서 ‘해직기자 6명에 대한 해고는 부당했다’고 했으나 2심에서는 3:3(3명 정당:3명 부당)으로 갈랐고 결국 2심 내용을 확정했다. 올해 각각 ‘공정방송은 제1의 근로조건’이기 때문에 ‘방송장악을 위해 내려온 낙하산 사장 퇴진투쟁은 정당했다’는 판결을 얻어낸 MBC와 김인규 퇴진 파업의 정당성이 입증된 KBS도 향후 소송에서 ‘뒤집힌 결과’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법원이 언론의 자유와 경영권 행사 가운데 후자에 힘을 실어준 판례를 남겼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다. ‘언론 자유를 수호하고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지키는 것’을 사명이자 의무로 하는 언론인들이 책무를 다하기 위해 벌인 싸움을, 단순히 “사용자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권리인 경영진 구성권과 경영주의 대표권을 직접 침해한 행위”로 인식해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토록 여러 함의를 지닌 YTN 해직사태 최종 판결을 두 공영방송은 ‘단순 소송기사’로 취급했다.

   
▲ 노종면 '뉴스K' 앵커는 27일 방송에서 자신이 당사자이기 때문에 YTN 대법 판결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노종면 YTN 해직기자가 방송제작국장을 맡고 있는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는 27일 방송에서 해당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도, 노종면 국장의 간명한 클로징 멘트만으로 YTN 언론노동자들의 싸움의 의미를 짚어냈다. ‘침묵’이 빛났던 순간이었다.

“오늘(27일) YTN 기자들 ‘해고 무효 소송’ 대법원 판결 소식이 있었지만 뉴스K에서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제가 이 사건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냥 당사자도 아니고 뉴스K 보도책임자이자 시청자를 직접 만나는 앵커입니다. 대선캠프 출신 인사는 대통령을 다룰 수밖에 없는 보도전문채널의 사장이 되면 안 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정말 특별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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