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로 '구본홍 출근저지 투쟁'을 87일째 이어가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가 '구본홍이 YTN사장일 수 없는 18가지 이유'를 들어 "우리는 이력 문제와 함께 당신의 능력과 사람 됨됨이에 주목하고 있다"며 "(구본홍씨는)능력이 모자라고 사람 됨됨이가 언론사 대표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YTN지부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구본홍 당신은 아직도 우리가 낙하산 전력만을 문제 삼아 반대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한 뒤 "착각하지 말라. (구본홍씨는) 신성한 보도를 사익의 도구로 인식하고 있으며, 방만하고 헤픈 경영인이며, 21세기를 유신시대나 5공 때쯤으로 알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 9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구본홍 YTN사장 옆으로 노종면 YTN지부 지부장이 지나가고 있다. ⓒ송선영

YTN지부는 지난 9일 9일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원회를 상대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구 사장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최시중 위원장,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김은구 전 KBS이사, 유재천 KBS 이사장이 KBS 사장 대책회의를 가진 지난 8월17일, 구 사장은 이날 최 위원장과 따로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구 사장은 "8월17일 최 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혹시 만난 적 없나"라는 조영택 민주당 의원 질의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단히 죄송하지만 기억을 더듬어보겠다"고 둘러대다 뒤늦게 "출근길에 만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YTN지부는 이에 대해 "기억조차 못하다 최시중 위원장이 시인하니까 그제서야 딱 한번 만났다고 한 날이 8월 17일이냐"면서 "당신은 '출근길에 잠깐 만났다'고 했지만 불행히도 그날은 일요일이었다"라고 반박했다.

다음은 YTN지부가 발표한 '구본홍이 YTN 사장일 수 없는 18가지 이유'와 성명 전문이다.

[구본홍이 YTN 사장일 수 없는 18가지 이유]

1. 사장이 되기도 전에 회삿돈으로 비밀 호화 집무실 차려놓고, 그것도 모자라 특급호텔 스위트룸까지 빌려 쓴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2. 몇년 동안 애용해온 호텔 스위트룸을 지정해 빌리도록 해놓고도 회사에서 빌려줬다고 거짓말하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3. 비밀 호화 집무실이 들통나자 철수하기는 커녕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로 비밀 집무실을 옮긴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4. 노조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결근을 밥 먹듯 하고, 비밀 집무실에도 안가기 일쑤인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5. 공정성과 중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YTN이 더러운 자본에 예속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6. 보도국 독립을 보장하겠다 약속해놓고 다음 날 보도국장도 없는 상태에서 부팀장 인사를 단행한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7. 인사를 단행하면서 당자사의 의사는 전혀 듣지 않고 오로지 조직 장악과 보복만을 염두에 두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8. 겉으로는 대표 프로그램이라고 추어올리면서도 결국 돌발영상을 폐지시켜 정권에 아부하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9. 자신의 얼굴과 직함을 방송에 노출시키기 위해 보도 편성까지 훼손시키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0.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가 방송되지 않도록 보도 조직을 통제하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1. 노조원들을 언론계 후배라 칭하면서도 군사정권 시절 피의 숙청을 하듯 집단해고를 단행한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2. 인사위원들을 특급 호텔에 집결시켜 집단 해고라는 참담한 논의를 하도록 한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3. 중징계 전력 등이 있는 불량 간부들로 인사위를 구성해 '집단 해고'의 꼭두각시로 삼은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4. 자신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고소를 밥먹듯 하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5. 회사와 이해가 얽혀 있는 외부인으로부터 '요정 접대'를 받았던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6. 언론 인터뷰에서는 거짓말 하고 국감장에서는 위증죄가 두려워 실토하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7. 숨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 기억나지 않는다 하고 드러나면 그제야 기억난다 하는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18. 정치권에 가지 않는 것이 기자의 본령이라 말해놓고 자신은 대선 캠프로 달려간 자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

<위선자여, 더이상 YTN을 기웃거리지 말라!>

구본홍 당신은 아직도 우리가 낙하산 전력만을 문제 삼아 당신을 반대한다고 생각하는가?

착각하지 말라.

당신은 위선자이며, 신성한 보도를 사익의 도구로 인식하고 있으며, 방만하고 헤픈 경영인이며, 난관에 직면하면 돌파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나약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21세기를 유신시대나 5공 때쯤으로 알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인물이다.

국정감사장에서 드러난 당신의 위선은 당신이 그동안 우리에게 던진 무수한 약속과 비전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보도국을 틀어쥐려 폭압적이고 보복적인 인사를 단행하고 노조를 와해시키려 고소에 집단 해고까지 서슴지 않는 당신의 만행을 보면서 당신과는 결코 함께 할 수 없음을 확인했다.

90일 가까운 출근저지 투쟁 과정에서 당신은 몇 번이나 YTN 노조와 맞닥뜨렸는가? 기행에 가까운 사장실 잠입과 코미디같았던 3박4일의 자발적 농성, 대화를 위한 YTN 출근, 15차례 정도 노조와 대치하며 빈 사무실을 전전한 사례 등을 제외하면 당신은 60일 가까이 YTN에 발걸음도 하지 않았다.

호화로운 비밀 집무실도 모자라 특급호텔 스위트룸까지 회삿돈으로 빌려 쓰면서 도대체 당신이 한 일이 무엇인가?

보복 인사를 단행하고, 6명을 고소하고, 그것이 모자라 추석 직전에 6명을 또 고소하고, 급기야 6명을 해고하고, 27명을 징계했다.

정권 실력자들이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유력자는 노골적으로 폐지 의사를 전한 돌발영상을 사실상 폐지시키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YTN 노조에 대한, 아니 YTN에 대한 피의 숙청을 일사분란하게 진행해 온 것이다. 그것도 호화 비밀 집무실에 숨어서, 특급호텔 스위트룸의 안락함에 취해서, 자신은 노조가 두려워 출근조차 못한 채 불량 간부들을 꼭두각시로 내세워서, 5공식 피의 숙청을 감행했다.

어디 그 뿐인가?

당신은 제 얼굴 들이밀기 위해, YTN 사장이라는 직함 자막을 청와대에 보여주기 위해 YTN의 보도 편성을 엉망으로 만들면서까지 지극히 사적인 외부 행사를 뉴스 시간에 실황 중계까지 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경영은 어떠한가?

당신을 사장 후보로 추천해준 주주회사의 YTN보유주식 매각조차 막지 못하지 않았는가?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보도채널 소유 제한 완화 문제, 더러운 자본이 YTN을 삼킬 수도 있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 문제에 대해 국정감사라는 공개적 자리에서 동의 의사를 밝혀 놓고 감히 YTN 사장을 자처할 수 있단 말인가?

바로 그날, 같은 자리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방송법 시행령을 내일 개정한다'고 했다. '만났는 지 안만났는 지' 조차도 시중 어른의 말에 따라 기억이 바뀌는 인사이니 아무리 YTN의 생존이 달린 문제라 하나 시중 어른 뜻을 거스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구본홍 당신 스스로는 정권에 아부하고 싶었겠지만 실상은 정권에 감내할 수 없는 부담을 지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부 권력에 기댄 이들에게 아부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그들에 의해 토사구팽 당할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국정감사장에서 우리는 깨달았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구본홍 당신이 능력은 출중한데 단지 대선특보 출신이라는 이력 문제로
YTN 노조가 반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이력 문제와 함께 당신의 능력과 사람 됨됨이에 주목하고 있다. 능력이 모자라고, 사람 됨됨이가 언론사 대표로는 전혀 적합하지 않다. 정치권으로 가지 말고 기자의 본령을 지키라던 당신은 한마디로 위선자이다.

기억조차 못하다 최시중 위원장이 시인하니까 그제서야 딱한번 만났다고 한 날이 8월 17일이었던가? 당신은 '출근 길에 잠깐 만났다'고 했지만 불행히도 그날은 일요일있었다.

국정감사에서 당신이 '만났다'고 시인한 박선규 청와대 비서관, 바로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는 '사장도 아닌 시점에 왜 만나냐'고 거짓말을 했다.

위선자여, 더이상 YTN을 기웃거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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