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겨레>가 19일에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옥도경·연제욱 전 사이버사 사령관의 ‘범죄일람표’(공소장에 첨부)를 토대로 군 사이버사가 중요한 선거 일정마다 총력 개입하는 선거개입을 했다는 정황을 단독 보도했다.

20일자 <한겨레> 1면 탑 기사인 <사이버사, 선거때마다 ‘여당 편들기’ 발벗고 나섰다>에 따르면 사이버사는 “2012년 11월부터 대선 투표일인 그해 12월19일까지 수백건의 선거 개입 글을 작성하고 퍼날랐다”. 또, 사이버사 활동의 집중도도 선거 일정에 따라 달라졌다. “대선 한달 전인 2012년 11월부터 평균 20여개씩 글을 썼으나, 선거 직후인 2012년 12월20일에는 1건, 21일 0건, 22일 2건 등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겨레>는 이에 대해 “활동의 주목적이 ‘선거 개입’임을 방증하는 정황”이라고 분석했다.
▲ 20일자 한겨레 1면 기사
같은 날 <한겨레>는 이 기사를 토대로 사설에서도 사이버사를 비판했다. 20일 <한겨레>는 <수사자료에서도 확인된 사이버사 ‘대선개입’>란 사설에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했던 헌병과 군 검찰은 관련자들에게 선거법 위반이 아닌 정치관여 혐의를 적용했다. 사이버사 요원들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은 확인했지만 조직적인 선거개입은 없었다는 주장도 했다. ‘눈 감고 아웅’하는 꼴인 그런 말이 거짓이었음이 바로 군 검찰의 수사자료로 확인됐다”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사설은 “사이버사는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 등 정치적으로 첨예한 시기마다 두드러지게 활동량을 늘리면서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쟁점과 상황에 따라 공격하고 방어할 대상을 겨냥해 집중적으로 글을 올리는 등 ‘조직적인 작전’이 아니고선 설명하기 힘든 양상이 뚜렷하다”라면서, “예컨대 투표시간 연장이 논란이 됐던 2012년 11월 초에는 일주일여 동안 투표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글을 150여개나 올렸다. 대선후보 1차 토론회 직후에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를 비난하는 글을 나흘 사이에 90여개 올렸다. 그리 날카롭지 않던 안철수씨 관련 글은 그가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르면서 훨씬 거칠어졌고, 야당의 대선후보가 정해진 2012년 9월부터는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는 글이 급증했다. 대선 기간엔 하루 평균 20여개이던 글이 선거가 끝나자마자 한두 개로 크게 줄기도 했다. 이런데도 어떻게 조직적인 대선개입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라고 사이버사 선거개입 논란을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또 <한겨레> 사설은 “의혹의 실체가 이런 모습이니, 장관을 직속상관으로 둔 국방부 조사본부와 국방부 검찰단이 제대로 조사하고 기소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애초부터 어려웠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군은 의혹이 폭로된 뒤 즉각 수사에 착수하지 않고 미적거려 일부 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소시효를 흘려보내기도 했다. 의혹을 제대로 풀자면 특검을 통한 재수사가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이 문제에 관한 특검 조사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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