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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뉴질랜드 FTA, 호주에서 타결정부, 농축수산업계 2조 1천억 지원 계획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11.15 18:07

박근혜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하는 중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 만나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 2009년 6월 협상이 시작된 지 5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가급적 내년 중에 FTA가 서명될 수 있도록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과 무역규모가 크지 않았던 뉴질랜드지만 교역 성장세를 이어가는 시장인 만큼 타이어와 냉장고 등 여러 공산품의 현지 수출이 속도를 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FTA는 한국이 체결한 14번째 FTA로, 아세안과 유럽연합 등 국가연합체 형태의 단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수는 52개로 늘게 된다. 이들 국가의 국민총생산(GDP)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5%로 한국은 이 부문에서 칠레(85.1%), 페루(78.0%)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를 바라보게 됐다. 또, 이로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본, 멕시코, 이스라엘 3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와 FTA를 체결한 나라가 됐다.
 
   
▲ 박근혜 대통령과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가 15일 오전 브리즈번 숙소호텔에서 양국 FTA 타결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양국이 그간 서비스 및 투자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이어온 만큼 향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이 커질 거라는 기대가 있다. 최근 뉴질랜드 현지에서 ICT 기반의 네트워크, 교통망 구축 등 스마트시티 구현 산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진출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것이다.
 
1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서 나온 '한·뉴질랜드 FTA 체결에 따른 기대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 ICT 시장규모는 2012년 기준 227억 달러 규모로 지난 2010년보다 17.0% 증가했다.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은 '투워즈 214 스마트 캐피탈(Towards 2014 Smart Capita)'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세계적 수준의 ICT 인프라 구축을 통해 연결된 도시(Connected City) 건설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는데, 이를 계기로 IT를 결합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이미 양국간에는 ICT를 기반으로 한 경제 교류가 진행된 적이 있다. 한국스마트카드(T-money)는 2008년 뉴질랜드 내 스마트카드 기반 결제시스템 구축과 정산대행서비스 사업을 수주했다. 뉴질랜드는 앞으로 초고속 인터넷 구축사업 등 다양한 IT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렇기에 투자가 본격화 될수록 IT 기술은 물론 인력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박근혜 대통령과 존 키 뉴질랜드 총리가 15일 오후 호주 브리즈번 컨벤션센터(BCEC)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세션 1(경제성장 강화 및 일자리 창출)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과 낙농품 등은 뉴질랜드산 제품의 수입이 증가로 국내 농축산업계의 피해가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외국에만 나가면 줄줄이 fta를 타결 짓는 것을 두고 너무 서두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서 유 대변인은 "잇따른 fta 타결로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민과 축산 농가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피해를 꼼꼼히 점검하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뉴질랜드 양국은 품목 대부분에 대해 최대 20년 안에 관세를 없애기로 했지만, 쌀·꿀·돼지고기 삼겹살 등 민감 품목들은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특히 뉴질랜드의 최대 수출품이자 유제품의 원료가 되는 탈전지분유는 국내 축산 농가를 고려해 국내 소비량의 최대 5% 미만만 개방하기로 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한·뉴질랜드 FTA 농축산물 분야 협정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농산물 1500개 품목 가운데 양허제외 및 예외적 취급 대상은 40.1%인 602개 품목이다. 이중 양허제외 품목은 전체의 12.9%인 194개 품목이며, 쌀 및 쌀 관련 제품은 협정 적용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뉴질랜드 농축산물 수입 품목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쇠고기의 경우 15년 내 관세를 철폐하기로 결정했다. 갈비, 도체와 이분도체 등 주요 품목에 대해서는 세이프가드(ASG)를 도입해 합의된 발동수준을 초과하는 경우 추가관세를 부과한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평균 수입량의 110%를 기준으로 매년 복리로 2%씩 증량된다. 전문가들은 쇠고기 등의 사례를 보건대 FTA 협정 체결에 따른 농축산물 분야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수급조절 중요 품목인 탈·전지분유, 연유의 경우 현행관세를 유지하는 대신 저율관세할당(TRQ)이 부여됐다. 치즈는 15년 내 철폐, 버터는 10년 철폐, 조제분유는 13년, 15년 철폐하면서 각각 TRQ를 부여한다. 
 
   
▲ 박근혜 대통령과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가 15일 오전 브리즈번 숙소호텔에서 양국 FTA 타결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뉴질랜드의 대표 과일인 키위는 6년 내 관세가 철폐된다. 사과, 배, 포도, 오렌지 등 대부분의 과일이 양허대상에서 제외됐다. 곡물 가운데 보리, 대두는 양허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옥수수와 대두(채유 및 탈지대두박용)는 10년간 50%의 관세가 감축된다. 식용감자는 과자(칩)용에 대해서만 계절관세(12~4월 즉시철폐, 5~11월 15년 철폐)를 부여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양허제외를 결정했다. 
 
뉴질랜드 측에서는 전체 농산물 1000개 품목 중 99.3%인 993개 농산물에 대해 관세를 즉시 철폐한다. 간장, 마가린, 야자유 등은 7년 내에 100%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이 밖에 양국은 △우리 농어촌 청소년 150명에 대한 뉴질랜드 어학연수 기회(8주) 제공, △우리 농림수산 분야 전문가 14명에 대한 뉴질랜드 내 훈련·연구기회 부여, △우리 학생 6명에 대한 뉴질랜드 농림수산 분야 대학원 과정 장학금 지원 등의 농림수산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합의했다. 특히 양국은 연간 워킹홀리데이 허용 인원도 1천8백 명에서 3천 명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뉴질랜드와의 FTA로 인한 국내 농축산업계의 피해에 대해서도 영향평가 등을 통해 구체적 피해액을 추산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정부는 2조1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한·호주 및 한·캐나다 FTA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국내 농축수산업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개막한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규제 개혁 등 우리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적극 알렸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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