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오마이뉴스 생중계와 국정감사장 주변 전경 배치 등을 놓고 여야간에 공방을 벌이다 정회됐다.

오전 11시30분경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업무 보고를 시작하자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긴급한 사안이 있다"며 최 위원장의 업무 보고를 막은 뒤, "국정감사장 밖에 전경 4명이 배치돼 있다. 경찰을 동원하면서까지 국정감사를 해야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며 크게 반발했다.

▲ 9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국감장 앞에 전경이 배치된 것에 항의해 퇴장하고 있다. ⓒ안현우
서 의원은 "대단히 심각한 사태가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렇게 전경들이 감시하는 상황에서 국정감사를 이어갈 수 없다"며 정회를 요구했다.

최시중 위원장과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야 의원들간의 공방이 계속되자 고 위원장은 결국 오전 11시42분, 국정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국정감사장 입구 전경 배치했다가 철수…민주당 의원들 ‘반발’

이날 오전, 국정감사장 입구에는 전경 4명이 배치되었다가 철수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원활한 국정 감사 진행을 위해 전경들이 배치되었던 것일 뿐"이라며 "언제부터 국정감사장 입구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오전 9시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흥길 위원장은 "어제 일부 의원들이 고의로 의사 진행을 막고 억압적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다"며 "이러한 일이 재발될 가능성도 있고, (YTN)노조의 항의 시위가 있을 것 같다는 예상도 있어서 요청했다"고 말했다.

▲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안현우
최시중 위원장은 "아침 일찍부터 YTN노조원 수십 명이 방통위 근처에 있었다"며 "이를 보고 종로경찰서에서 돌발적 사태 있을까 싶어 전경들을 배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방통위가 전경 배치에 대해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는 없다"며 "지금은 철수해서 없다"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 생중게 불허… 여야 의원 설전

앞서 오마이뉴스 생중계를 불허한 것을 두고도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을 통해 "방통위에 대한 첫번째 국정감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정보통신을 강조하는 방통위가 오마이뉴스 인터넷 생중계를 거부했다"며 "이는 지극히 문제가 있는 조치로 방송 통신 기술을 다루는 위원회로서 고리타분하게 생중계를 막을 이유가 뭐가 있냐"고 반발했다.

이에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국회에서 정해진 규칙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으로 국회 중계방송에 대한 규정을 보면 국회 방송은 방송국만이 할 수 있다"며 "생중계하지 않더라도 수많은 카메라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국회 중계방송에 관해서는 '국회에서의중계방송등에관한규칙' 제5조(중계방송)에 "국회의 의사에 대한 중계방송은 방송국만이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으며, 제6조의2(정보통신망을 통한 중계방송)항은 "의장 또는 위원장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회의 의사를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중계방송하게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 고흥길 문방위 위원장이 오마이뉴스 생중계를 막은 것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안현우
여야 의원들간의 고성이 계속되자 고흥길 위원장은 "국회 입법조사처에 직접 지시해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불허 이유를 설명했다.

고 위원장은 "생중계 불허는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일이 아닌 국회법과 국회 규정, 그리고 과거 전례 등 모든 것을 참작해 내린 결정"이라며 "오마이뉴스는 국회 규칙상 방송국이 아닌 보도전문 PP(채널사용사업자)다. 위원장으로 현행법 규칙에 따라 할 수 없다는 소신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여야 의원들의 격돌 끝에 고 위원장이 전병헌 의원에게 마지막 발언 기회를 주면서 사태는 일단락되었고, 오전 11시25분이 되어서야 증인 선서가 이뤄졌다.

문방위 국정감사는 애초 오후 2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박명진 위원장 인사말과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속개될 예정이었으나, 경찰 배치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국무총리실 항의방문으로 오후 3시까지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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