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하도급업체 해고노동자 등 간접고용 노동자 둘이 12일 새벽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 전광판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사무실이 입주한 서울파이낸스센터와 프레스센터 사이에 있는 높이 20미터 전광판이다. 난간 없는 곳이라 위험하지만 이들은 “회사가 해고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 (사진=미디어스)

희망연대노동조합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소속으로 지난 7월 종합유선방송사업자(케이블SO) 씨앤앰의 하도급업체 시그마(고양일산지역)에서 해고된 강성덕(35)씨와 마찬가지로 하도급업체 JC비전(서울 용산지역) 노동자로 지부 정책부장을 맡고 있는 임정균(38)씨는 이날 새벽 4시50분께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와 서울파이낸스센터 사이에 위치한 20미터 높이의 전광판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7월9일 하도급업체들이 동시다발로 직장폐쇄를 하고, 노숙농성에 시작한지 127일만이다.

<미디어스>가 확인한 결과, 높이 20미터 너비 4~5미터인 이 전광판 위에는 어떤 안전장치도 없다. 특히 두 노동자는 시너를 들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광판 내부에는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9시 현재 희망연대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은 고공농성장 주변에서 집회를 진행 중이다. 희망연대노동조합 윤진영 사무국장은 “두 조합원들이 ‘경찰이 진압하면 뛰어 내리겠다’고 말한 상황이고, (전광판) 위쪽은 비가 와서 미끄러운 상태라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빠른 시간에 고공농성 현장을 진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 높이 20미터 전광판 위에 오른 노동자들은 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펼쳤다. (사진=미디어스)

희망연대노동조합 이종탁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광판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두 조합원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겠고 했다”며 “파업도 했고, 넉 달이 넘게 노숙농성까지 했는데 도대체 노동자들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씨앤앰 하도급업체들은 지난 6월부터 ‘일대일 면접-선별 고용승계’를 주장했고 이를 거부한 노동조합 소속 노동자 109명을 계약만료로 해고한 바 있다.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원청 씨앤앰은 국회의 압박에도 ‘하도급업체 노사문제’라며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희망연대노동조합과 ‘원청’ 씨앤앰은 하도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합의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원청 씨앤앰과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회장 김병주)와 맥쿼리가 매각을 위해 하도급업체 일부를 조정하고, 노동조합을 없애 매각가를 높이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실제 직장폐쇄와 파업이 촉발된 계기는 원청 씨앤앰이 도급비를 낮춰 하도급업체들이 노동자들에게 ‘임금 20% 삭감’을 요구한 일이다.

▲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가 시너가 든 병을 들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다음은 희망연대노동조합 보도자료 전문.

사모펀드 MBK대주주 씨앤앰 외주업체 해고노동자
20M높이의 프레스센터 광고판 옥상 고공농성 돌입

수도권 최대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자 케이블방송 업계 3위인 (주)씨앤앰에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109명이 해고되어 노숙농성에 들어간지 120여일이 지나고 있으며 계절도 그사이 세 번이나 바뀌어 겨울의 문턱에 와 있습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 및 종교계는 현 노조사태의 해결이 같이 살고 함께 가는 노사관계를 원만하게 구축 되어가는 과정이 되기를 바라며 하루 속히 해고 노동자가 가정으로 돌아 갈 수 있기를 간곡히 호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각계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씨앤앰 경영진은 노동자들의 고통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최근에는 골드만삭스를 내세워 씨앤앰 매각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 씨앤앰 협력업체들 또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노동자들에 대한 희망퇴직과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에 오늘 아침 씨앤앰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이 광화문 프레스센터 내 20M 광고판에 고공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

농성돌입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109명 대량해고 MBK와 씨앤앰이 책임져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지난 7월부터 해고된 5개 외주업체 109명의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자복직과

외주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농성에 돌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씨앤앰 외주업체 '시그마(고양일산지역)'에 소속된 35살의 강성덕(35) 조합원으로 지난 7월 1일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승계가 거부되어 해고되어 노숙농성을 진행해 왔습니다.

다른 한명은 씨앤앰 외주업체 JC비전(용산지역) 소속된 임정균(38)조합원으로 세아이의 아빠이자 해고된 동료들을 가슴아파 하며 농성에 함께해온 조합원입니다.(해고상태 아님)

현재 씨앤앰 정규직과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은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경고파업에 돌입하여 MBK앞 고공농성장으로 집결하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후 11시 30분 프레스센터 앞 금융위원회에서는 참여연대, 투기자본감시센터, 진짜 사장나와라 운동본부가 MBK, 씨앤앰 부당대출 의혹 금융권에 대한 특별감사 촉구 기자회견이 개최됩니다. 적극적인 취재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