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고객센터 상담사 이아무개(30)씨가 회사의 노동착취와 상품판매 강요 등을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북 전주에 있는 유플러스 고객센터 민원팀에서 일하던 이씨는 지난달 중순께 퇴사했고, 일주일 정도 뒤인 이달 21일께 총 5장의 유서를 남기고 비극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이씨의 아버지는 노동청에 진정을 낼 계획이다.

JTBC는 6일 <“노동청에 알려달라”…이통사 고객센터 상담원의 죽음>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악성민원인의 횡포와 회사의 부당한 압박이 이제 막 서른 줄에 들어선 한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아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JTBC는 이씨가 악성 민원과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시달렸다는 직장 동료와 지인의 증언을 전했다.

▲ JTBC 리포트 갈무리.

그러나 회사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고객센터 관계자는 JTBC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남아서 일하는 경우가 있어요. 가라고 했는데 안 가는 걸 어떻게 합니까”라면서 상품판매 역시 판매기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JTBC는 회사의 주장을 “실적이 낮다고 강제로 남긴 적이 없고, 직원들이 스스로 부족한 점을 메우려고 추가 근무를 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스>가 입수한 고인의 유서는 “노동청에 고발합니다. 내용상을 보시고 미래부 방통위에도 접수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씨는 유서에 회사가 상품판매를 강요하고, 고객에게 불리한 상품을 가입시키고 있고, 추가근무수당을 주지 않고, 퇴직자의 인센티브를 착복했다고 고발했다. 그는 “회사는 거대한 사기꾼 같습니다”라며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씨의 유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들여보면 고객에게 사기 치는 이 집단의 부조리가 더 많을 겁니다”라면서 “LGU+는 전주센터뿐 아니라 서울에 있는 센터와 부산에 있는 센터, 이 세곳을 모두 조사하여야 합니다. 위 내용이 세 곳의 센터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내용이니까요”라는 내용으로 끝난다.


다음은 이씨가 노동청, 미래부, 방통위에 접수해 달라며 남긴 유서 전문이다.

▲ 유서 중 일부.

노동청에 고발합니다. 내용상을 보시고 미래부 방통위에도 접수 부탁드립니다.

하기 내용은 비단 이 회사뿐 아니라 많은 인터넷 고객센터에 해당될 겁니다. 전주시 덕진구 서노송동 대우빌딩 15층~17층에서 근무 중인 LGU+의 고객센터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인력의 노동착취와 정상적인 금액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직원이 퇴직을 하면 퇴직 한달의 인센티브를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돈을 많이 챙길 겁니다. 예를 들어 8월 근무실적급이 이 회사는 10월 급여에 포함되어 들어오는데 8월 말일에 퇴직시 9월에 기본급만 지급해 줄뿐 10월에 전혀 지급된 금액이 없습니다. 퇴직하는 모든 직원이 이렇습니다.

부당한 노동착취 및 수당 미지급 역시 어마어마합니다. 한 번은 노동청에서 설문조사가 나온다고 하니 미리 예상질문과 답변을 다 짜서 직원들 교육도 시키더군요. 해당회사의 정규근무시간은 09시~18시입니다. 허나 상담직원들의 평균퇴근시간은 19시30분~20시… 늦게는 22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추가근무수당이 지급되어야 하나 절대 지급하는 일이 없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상품판매인데 고객센터에 단순 문의하는 고객들에게 전화(070인터넷전화), IPTV, 맘카(홈CCTV) 등의 상품 판매를 강요하고 목표건수를 채우지 못하면 퇴근을 하지 못합니다. 목표건수 역시 회사에서 강제로 정한 내용입니다. 입사설명회 당시에는 추가근무수당을 지급해준다고 계약서에 써 있으나 이행이 되지 않습니다. 이 내용은 모든 부서에 해당됩니다.

SAVE라는 부서는 고객들한테는 해지부서이나 내부에서는 해지방어부서입니다. 고객은 해지를 희망하나 상담사는 해지를 많이 해줄 경우 윗사람으로부터 질타를 받습니다. 해지부서는 월~금요일까지만 근무합니다. 토요일까지 출근해서 불필요한 해지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상담사들이 해지를 많이 했을 경우 토요일에 강제출근을 시키거나 추가근무수당은 역시 지급되지 않습니다.

여긴 고객센터가 아니라 거대한 영업조직일 겁니다. 가입실은 휴대폰이나 070전화(핫라인)을 통해 녹취를 남기지 않고 가입을 시켜도 쉬쉬할뿐 제재는 없습니다. 어떻게든 가입시키고 보자는 거니까요. 심지어 개인 휴대폰으로 통화하여 터무니없는 상품금액이나 내용들을 안내하고 고객은 가입후 나중에 문제를 삼으려해도 상담사쪽은 그런 적 없다 발뺌하면 그만입니다. 위에서도 이런 걸 알면서 일단 가입시켰으니 다 눈감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만 급증하는 거구요.

거대한 사기꾼 같습니다.

상담사들 근무시간은 “녹취뷰어”로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로그인을 하지 않은 채 로그아웃된 상태로 TM을 진행하니까요. 그래야 근무를 하지 않은 걸로 시스템상 기록이 되어 로그인시간으로만 임금을 지급해줍니다.

세세한 부분까지 들여보면 고객에게 사기치는 이 집단의 부조리가 더 많을 겁니다. 철저한 조사와 담당자 처벌, 진상규명 부탁드립니다.

LGU+는 전주센터뿐 아니라 서울에 있는 센터와 부산에 있는 센터, 이 세곳을 모두 조사하여야 합니다. 위 내용이 세 곳의 센터에서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는 내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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