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유지하고 자유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사회기능인 자유언론은 어떠한 구실로도 억압될 수 없으며, 어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것임을 선언한다”

엄혹했던 독재정권 당시 언론인들은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을 발표해 자유언론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여전히 녹록치 않은 현실 속, 40년 전 자유언론을 외쳤던 언론인들은 ‘걸어다닐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시 한 번 밝혔다.

▲ 24일 오후 7시 열린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 통일언론상 및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24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후배 언론인들이 일제 강점기보다 긴 40년을 어떻게 견뎠느냐고들 한다. 한 마디로 말할 순 없지만 우리가 굳게 단합하고, 서로 우애를 다지고 어려울 때 돕고 감옥에 간 사람은 밖에서 가족을 돕고 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지난날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김종철 위원장은 “우리는 40년 동안 (자유언론운동을 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언론사 지배구조를 민주적으로 개혁하지 않는 한 자유언론과 공정방송 실천할 수 없는 과제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걸음을 걸어다닐 수 있는 한, 집안에 드러눕지 않는 한, 자유언론실천운동에 영원히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은 “선배님들이 어떻게 저렇게 분연히 떨쳐 일어날 수 있었을까. 아마 기자들과 언론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10·24 선언이 있기까지 순수한 젊음과 언론인으로서의 소명을 바쳤던 여러 선배들의 명예를 지금까지 회복시켜 드리지 못해 죄송하면서도, 오늘까지 지켜주고 계신 선배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은 “장악된 언론보다 부역하는 언론이 더 문제인 것 같다. 운동하면서 부역하는 언론인도 차곡차곡 기록해 두겠다. 앞으로 투쟁을 좀 더 정확하게 기록하고 명확하게 언론운동이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동아투위가 폭력배들의 위협으로 <동아일보> 건물 밖으로 쫓겨날 때 끝까지 현장을 지킨 후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강제 추방당했던 제임스 시노트 신부는 “1974년 10월 24일, 40년 전 오늘은 빛나는 징표의 날이다. 전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모범의 날로 기억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임스 시노트 신부는 “진실을 말하면 바로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되는 때였다”며 “그때 결단했던 숱한 기자들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그분들은 정말 아름다운 선택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마음으로부터 감사 인사드린다”고 말했다.

통일언론상 ‘뉴스타파 간첩조작보도’, 안종필 자유언론상 ‘KBS 문창극 검증보도’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40주년 기념식> 이후에는 통일언론상, 안종필 자유언론상 시상식이 열렸다.

<뉴스타파>는 ‘국정원 간첩조작 연속보도’가 제20회 통일언론상 대상을 수상했고, <오마이뉴스> ‘재미동포 아줌마, 또 북한에 가다’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MBC에 있을 때도 통일언론상은 못 받아봤는데 해직되고 나서 <뉴스타파> 와서 받으니 감개가 무량하다”며 “40년 전 자유언론 횃불 드셔서 후배 가슴에 자유언론 불꽃을 피워준 선배들, 해직돼서도 이렇게 마음껏 보도할 수 있는 <뉴스타파> 공간 만들어주고 지원해주는 진실의 수호자 3만 5000명 후원자분들, 함께 간첩조작 사건 계속 밝혀주는 민변 변호인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검증보도'로 제26회 안종필 자유언론상을 수상한 KBS 인사검증TF (사진=언론노조)

제26회 안종필 자유언론상은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막말 강연을 단독보도한 KBS 인사검증TF(김귀수·김연주·이병도·정수영·홍성희 기자)가 수상했다.

김귀수 기자는 “돌아다니는 기사 하나 주워 쓴 것뿐인데 많은 반향을 일으켰고 많은 분들이 격려 해줘서 몸 둘 바 모르겠다”며 “큰 상이니만큼 우리가 이 상의 의미 가슴 속 깊이 깨닫고 기레기 아닌 진정한 기자로 살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평생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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