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인호 이사장은 '역사관 편향' 논란을 일으키며 앞으로도 대중강연을 계속하겠다고 밝혀 국감장을 '발칵' 뒤집었다. 하지만 KBS의 관리감독권을 가진 방통위는 “역사학자로서의 자기 의견”이라고만 치부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 미방위)는 2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확인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22일 KBS국감에서 이인호 이사장의 편향된 역사관 논란이 다시 재현됐다. 지난 국감에서 이 이사장은 “김구선생은 대한민국 독립에 반대했기 했기 때문에 (건국의) 공로자로서 거론하는 건 맞지 않다”, “젊은 세대는 북한 선전 자료 영향을 받아서 잘못된 역사관을 가지게 됐다”는 등의 편향된 역사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도 이 같은 내용의 대중 강연을 계속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관련기사 : “김구 건국 공로자 아냐…젊은 세대 북한 영향 받아 역사관 왜곡”)

▲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정호준 의원은 “KBS 국감 당시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을 들었느냐”면서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답변이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정호준 의원은 “그 가운데 가장 충격은 김구선생에 대한 평가였다”며 “KBS 이인호 이사장은 김구선생이 대한민국 독립에 반대했기 때문에 (건국의) 공로자로 거론하는 건 맞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김구 선생이 반대한 것은 분단이었지 독립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정호준 의원은 “공영방송 이사장이 상식은 물론 사실에도 맞지 않는 위험한 발언을 했는데, 괜찮은 것인가?”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향된 역사관을 가지고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계속 강연을 하시겠다고 했다.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의 역할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그렇다면 KBS관리감독 기관으로서 방통위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경고하고 거취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 역시 “김구선생은 1962년 이승만 전 대통령, 김과진 장군, 안창호 선생, 윤봉길 의사 등 30명과 같이 건국헌장을 받은 바 있다”고 강조한 뒤, “아무리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하더라도 김구선생의 활동을 폄훼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강연을 해야하는가”라고 물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인호 이사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김재경 의원은 “공영방송 이사장으로서 너무 여과없이 이야기를 했다”며 “김구선생의 건국 공로자로 볼 수 없다는 발언은 저도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회 참고인으로 나올 때 본인도 생각이 있었을 건데 그런 고민 끝에 나온 발언으로 굉장히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방통위 최성준 위원장은 “이인호 이사장은 역사학자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또한 KBS업무에 당신(이인호)의 역사관이 영향 받지 않게 하겠다고 한 것 같다. KBS이사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본다”고 밝혔다. 결국, 거취는 물론 경고조치도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정호준 의원은 “본 의원은 생각이 다르다. 지금은 공영방송 이사장”이라면서 “최소한 편향된 역사관에 대해 공영방송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은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 임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성준 위원장은 끝까지 “국감에서 의원들의 지적이 있었기 때문에 유념해서 행동하겠다고 한 것으로 들었다. 앞으로 대외활동을 하면서 이를 충분히 감안할 것이라고 본다”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