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호 KBS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인호 KBS 이사장, 이춘호 EBS 이사장 등 공영방송 이사들이 휴일에도 업무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미화해 논란이 됐던 지난달 23일 전경련 강연 때에도 KBS에서 제공한 관용차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이인호 KBS 이사장과 이춘호 EBS 이사장의 관용차 사용내역을 공개, 두 사람이 업무용 차량을 부당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9월 내내 KBS이사회의 공식 일정은 이사회 2번(9월 17일, 9월 24일)과 이사회 간담회(9월 22일) 단 3차례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인호 KBS 이사장은 지난달 11일 처음 차량을 사용한 이후 26일까지 16일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KBS 관용차를 이용해 총 운행거리는 1211km로 하루 평균 76km를 기록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이 정도 거리를 KBS 이사장 업무로만 사용했다고는 믿을 수 없다. 이인호 이사장이 KBS 관용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지난 9월 23일 전경련이 주최한 <우리 역사 바로보기-‘진짜 대한민국을 말하다’> 강연회에 참석했을 때도 관용차를 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강연에서 이인호 이사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및 박헌영 친일파 청산 주장은 소련의 지령 때문이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 관련기사 : <KBS 이사장, “친일파 청산은 소련 지령에 의한 것”>)

최민희 의원은 이인호 이사장이 KBS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KBS는 “차량 동선의 노출에 따른 사생활 침해”와 “비상임이사 신분으로 공사 업무 외 외부 사회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다. 최민희 의원은 “KBS의 이 같은 답변은 이인호 이사장의 전경련 강연이 KBS 이사장으로서 업무와는 무관한 사적인 외부활동임을 의미한다”며 “만약 이 강연에 KBS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갔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차량의 사적사용’이 된다”고 말했다.

감사원 지적에도 아랑곳… 이춘호 이사장 차량 ‘사적사용’ 여전

지난 4월 업무차량 사적사용으로 감사원에서 주의 조치를 받았던 이춘호 EBS 이사장은 정도만 약해졌을 뿐 관용차를 개인용도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 (▷ 관련기사 : <감사원, EBS 이춘호 이사장 회사 차량 사적사용 적발>)

최민희 의원이 5월부터 8월까지 EBS의 의전용 및 업무용 차량 운행일지를 분석한 결과, 해당 차량은 주말, 공휴일을 제외한 83일 중 36일 동안 운행됐고 이 중 이사회 사무국이 이용한 이틀을 제외한 나머지 날은 모두 이춘호 이사장이 사용했다.

34일 중 EBS 40주년 행사, EBS 워크샵, EIDF(EBS 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 등 EBS 이사장으로서의 업무가 있던 날은 11일이었다. 최민희 의원은 “총 1328km를 운행했고 이 가운데 공식일정이 있던 날의 운행거리는 318km로 24%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23일은 여전히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라고 비판했다.

▲ 이춘호 EBS 이사장 (사진=EBS)
최민희 의원은 해당 차량 운행일지 대부분 ‘본사→서초동 →시내일원→서초동→본사’ 식으로 기록된 것을 들어, “이는 EBS 본사에서 출발하여 이춘호 이사장의 자택이 있는 서초동에서 이 이사장을 태우고, 서울 시내 모처를 운행하다, 다시 이 이사장을 서초동 자택에 내려놓고 본사로 돌아왔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최민희 의원은 “EBS 이춘호 이사장이 업무용 차량을 사적으로 남용해 감사원 지적까지 받고, 언론계 안팎에서 퇴진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이인호 KBS 이사장까지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사적으로 업무차량을 이용했다면 이는 무개념의 도덕적 해이”라며 “비상임 이사장들의 도덕불감증이 공영방송의 위상과 명예까지 훼손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방통위가 엄격하게 책임을 묻고 철저하게 관리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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