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하는 여성이 휩쓸었던 북미 박스 오피스에 남성의 피를 끓게 하는 영화가 나타났습니다. 그 이름하야 <퓨리>가 사라진 여성을 밀어내고 고지를 점령했습니다.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활약하는 전차병의 이야기를 그린 <퓨리>는 개봉 3주차에 이른 <나를 찾아줘>를 누르고 2,350만 불로 북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수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조금 먼저 개봉한 <나를 찾아줘>나 <이퀄라이저>와 비교하더라도 1천만 불 이상이 적습니다.

원인은 아무래도 남성을 이끄는 영화인 동시에 여성의 눈길을 잡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퓨리>는 남성관객을 위한 영화로 보이는지라 여성관객의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또한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51%가 35세 이상이라서 전체 관객 중 젊은층이 부족합니다. 2차 대전은 이제 해묵은 이야기라서 그런 걸까요? 이걸 제외하면 <퓨리>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8천만 불까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Fury>

얼마 전에 <수이사이드 스쿼드>의 감독으로 내정된 데이빗 에이어의 신작인 <퓨리>는 모처럼 관객을 2차 대전으로 초대합니다. 때는 종전이 멀지 않은 1945년의 어느 시점, 일명 '워대디(Wardaddy)'라고 불리는 돈은 셔먼 전차와 다섯 명의 대원을 이끌고 목숨을 건 임무에 뛰어듭니다. 압도적인 물량과 화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나치의 심장부에 들어가서 공격을 펼쳐야 합니다. <퓨리>에는 워대디를 연기한 브래드 피트 외에 샤이아 라보프, 로건 레먼, 마이클 페냐 등이 출연했습니다. 지금은 좀 덜하지만 <월드 오브 탱크>가 인기를 누리고 있어서 영화 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퓨리>가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2차 대전 당시에 실제로 활약했던 독일의 티거 전차가 실제로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당시의 전차는 절대다수가 보존이 되지 않아서 영화에서는 보통 외관을 개조하여 레플리카를 동원했습니다. 반면 <퓨리>는 영국의 보빙턴 박물관에 있는 티거 전차를 공수하여 직접 영화에 출연시켰습니다. 여러분이 영화에서 보게 되실 티거 전차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운용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퓨리>에 대해서는 애초에 말이 좀 있었습니다. 독일의 티거 전차는 워낙 우수한 성능을 자랑했으나 셔먼 전차는 물량으로 승부했었는데, 예고편만 봐도 알 수 있다시피 <퓨리>는 셔먼 전차 1대로 독일군과 맞선다는 내용입니다.

▲ 이 정도면 재미있게 볼 수 있겠군요!
<The Book of Life>

<북 오브 라이프>는 길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자로 참여해 주목받은 애니메이션입니다. 마놀로는 가족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과 자신이 원하는 것을 따르려는 바람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그는 까다로운 공주의 마음을 얻고 싶지만 설상가상 경쟁자까지 나타나면서 절망의 위기를 맞습니다. 이것을 극복하고 싶었던 마놀로는 한 가지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뜻밖의 모험을 맞이합니다. <북 오브 라이프>에는 디에고 루나, 채닝 테이텀, 조 살다나, 론 펄만, 아이스 큐브,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대니 트레조 등의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했습니다. 이 정도면 은근 화려하네요!

▲ 길예르모 델 토로의 이름에 큰 누를 끼치진 않은 것 같습니다.
<The Best of Me>

로맨스 소설의 스티븐 킹인 니콜라스 스팍스의 신작이 또 영화로 나왔습니다. <병 속의 편지>를 시작으로 <워크 투 리멤버, 노트북, 디어 존, 라스트 송, 세이프 헤이븐>까지 속속 제작하는군요. 흥행이 썩 좋지 않았는데도 이어지는 걸 보면 제작비 대비하여 수익이 괜찮은 모양입니다. 제임스 마스덴과 미쉘 모나한이 주연한 <베스트 오브 미>는 10대 시절의 연인이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헤어지고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 고향에서 재회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이것이 니콜라스 스팍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마지막 영화가 될까요?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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