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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들여다 보는게 없는 정부, 줄줄 샌 건보공단 개인정보검경 하루 평균 2600건 열람, "헤어진 애인 정보 수백 번 열람도"
한윤형 기자 | 승인 2014.10.17 10:55

17일자 <한겨레> 1면 기사 등을 통해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건네받은 ‘건강보험공단 개인정보 외부 기관별 제공 현황’이 보도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년6개월(2010년 1월~2014년 6월) 동안 모두 435만1507건의 의료정보가 검찰과 경찰에 제공됐으며 이는 하루 평균 2649건에 이른다.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야 가능한 계좌추적(하루 평균 953건) 및 통신감청 건수(하루 평균 6.8건)와 비교하면 의료정보 제공 건수가 현저하게 많다. 

또 17일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건강보험공단 직원들도 수시로 개인정보를 열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윤 의원은 “보험공단 직원 1만 2천명 중 1만명 정도는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남윤 의원은 “(1만명이긴 하지만) 볼 수 있는 범위는 제각각 다르다”고 덧붙였다.
 
남윤인순 의원이 공개하는 열람사례들은 자못 충격적이다. 헤어진 애인에 대한 정보를 수백 번 열람한 이도 있고, 자신에게 채무관계에 있는 이의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채무독촉을 한 사례도 있으며, 심지어 안마시술소 사장에게 수백 명의 정보를 넘긴 이도 있다. 16일 국정감사에서 남윤인순 의원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질의하자 공단 이사장은 “호기심 때문”이라고 답변하여 질타를 받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개념’이 없다.
 
   
▲ 17일자 한겨레 1면 기사
 
남윤인순 의원은 “직원들에 대한 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싣로 어제 (국감에서) 지적이 됐다”라면서, “지금 이 모니터링 시스템이 어떻게 돼 있냐 하면 일반 직원이 업무 관련해서 개인정보를 열람을 하고 있다. 이외에 소위 법무 지원실에 있는 개인정보 보호부에서 4명의 인력이 사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그 사후 모니터링을 어떻게 하냐 하면 1만 명 중에서 한 100명 정도. 그러니까 1%, 100명 정도를 무작위로 추출해서 열람 이후에 대한 소명 요청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남윤 의원은 “전수는 아니고 1% 정도 소명 요청을 하는데 그 1% 정도를 입력을 하고 그거를 아까 말씀드린 4명의 모니터링 요원들이 보면서 문제가 있으면 감사를 한다. 그래서 아까 제가 말씀드린 사례들이 감사를 의뢰해서 부적합하다고 판단이 나온 내용들이다. 그리고 또 2차 또 100명 중에서는 또 10%정도를 또다시 2차 판정한다고 한다. 제가 문제제기한 건 1% 너무 적다(는 것이다)”면서 상황을 설명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처벌 수위가 내부에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하거나 유출한 사람에 대해서는 사실은 중징계가 있어야 된다. (그런데) 불법 유출이나 무단 열람을 한 사람에 대해서는 21건의 징계가 있었는데 그중에서 중징계를 받은 건 예를 들면 해임이나 파면을 받은 6건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정직(으로 끝났다)”라며 비판했다.
 
이토록 건보공단 직원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감각이 희미한 상황에서 그것이 검경의 수사에 무차별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자연스럽다고 해서 방치할 수는 없다. <한겨레> 기사에 등장한 박주민 변호사는 “포털 업체들도 ‘수사기관 요청시 통신사업자가 응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가입자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했다가 (2012년 누리꾼의 네이버 상대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며 “건보공단의 진료기록은 훨씬 민감한 정보라 함부로 제공한 행위는 불법이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또 같은 지면에 등장한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개인정보보호법에 공공기관에는 수사 목적으로 영장이 없이도 개인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문제가 많은 조항”이라며 “요건을 강화하고 법원 영장 없이 제공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에 대한 전산화가 효율적으로 구축된 한국 사회에서 개인정보 열람에 대한 규제가 없다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다행히 전산화는 개인정보에 대한 열람을 쉽게 하는 반면 그것을 열람한 사람에 대한 기록을 반드시 남긴다. 기술 탓을 할 게 아니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개인정보 보호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인지를 가지고 여론을 형성해 나가야만 한다. 
 

한윤형 기자  a_hrima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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