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자가 50년 넘게 연극하면서 단 한 해도 연극을 거른 해가 없다고 밝혔다.

15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민가다헌에서 열린 박정자 낭독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박정자는 “쉬엄쉬엄하지 왜 그렇게 바쁘게 사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하지만 죽으면 쉴 텐데”라며 “연극배우는 운동선수와 똑같다. 공연을 준비하며 훈련을 반복한다. 쉰다는 건 제 사전에 없다”면서 “공연 연습이 없을 때처럼 시간이 비면 주체하지 못한다”라고 연극이라는 한 우물을 위해 50여 년 동안 성실하게 달려왔음을 시사했다.

▲ 연극배우 박정자 ⓒ박정환
박정자 낭독 콘서트는 기존 콘서트와는 다르다. 박정자 낭독 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은 소설가 김별아의 작품을 원작으로 조선의 여섯 번째 왕 단종의 아내였던 정순왕후의 기구하고 애달픈 사연을 낭독하는 콘서트다. 박정자는 “가수들이 노래하거나 클래식만 하는 게 콘서트가 아니다. 낭독 콘서트에는 연극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좋은 텍스트가 담겨 있다”며 노래 위주의 콘서트와는 차별화된 콘서트라는 점을 밝혔다.

그렇다고 박정자 배우의 낭독만 있는 건 아니다. 박정자는 “해금 연주자가 함께 연주하고 영상도 나온다”면서 “서울-지방 투어를 10회 했는데 관객이 너무나도 좋아했다. 연극처럼 화대한 무대와 의상이 있는 건 아니지만 관객이 상상하며 들을 수 있고 150% 집중 가능한 콘서트가 될 것”이라며 박정자 낭독 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었다.

박정자는 연극 경력도 경력이거니와 연극을 위한 발성이 또렷한 배우다. 목소리가 좋아서 낭독에 어울린다는 이야기다. 박정자는 “어머니가 물려주신 유산 중에서 목소리가 좋다”며 “한 나라의 말을 알려면 그 나라의 연극을 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말을 제대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정확한 표현과 발음으로 우리말을 표현하려고 애쓴다”며 우리말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 나타냈다.

▲ 연극배우 박정자 ⓒ박정환
하지만 박정자는 우리말 발음과 표현에 대한 아쉬움을 표명하기도 했다. 박정자는 “요즘은 우리말을 할 줄 모른다. 놓치고 있는 건 호흡인데 요즘에는 호흡이 짧다”면서 “박정자 낭독 콘서트는 읽는 시간만 65분짜리 공연이다. 장시간의 호흡을 유지하려면 드라마의 주고받는 호흡만으로는 따라올 수 없다”며 연극의 긴 호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정자는 “(연극적인 호흡으로) 연습을 많이 하면 TV와 영화를 할 수 있다”며 “나를 담금질하지 않으면 여러 사람 앞에 나설 자격이 없다”면서 탄탄한 기본기가 있어야 드라마와 영화 작업이 가능하다는 걸 강조했다.

박정자 낭독 콘서트 <영영이별 영이별>은 예술의전당 안에 있는 서울서예박물관 리모델링 기금마련을 위한 첫 번째 행사이다. 10월 2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진행되는 낭독 콘서트에서 생기는 수익은 전액 서예박물관 리모델링 기금으로 사용된다. 서예박물관은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1년 동안 국고 90억의 지원을 받아 총 180억 원의 예산 규모로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늘 이성과 감성의 공존을 꿈꾸고자 혹은 디오니시즘을 바라며 우뇌의 쿠데타를 꿈꾸지만 항상 좌뇌에 진압당하는 아폴로니즘의 역설을 겪는 비평가. http://blog.daum.net/js7kei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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