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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사찰',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조선·동아'빅브라더' 불안 조성한 건 대통령인데…다음카카오 맹비난
김민하 기자 | 승인 2014.10.14 11:26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에 대한 사찰 논란에 공무집행 방해가 되더라도 감청 영장을 거부하겠다는 초강수를 내놓은 다음날인 14일 신문들은 이에 대해 엇갈리는 지면 편집을 선보였다.

   
▲ 한겨레 14일자 3면.

<한겨레>는 14일자 1면에 13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철도노조 조합원의 네이버 밴드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기사를 배치했다. <한겨레>는 3면에 <‘일단 털고보자’ 압수수색 관행…법원선 ‘습관적’ 영장발부>란 제목의 기사를 배치해 ‘SNS 사찰’에 대해 지나치게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수사기관과 사법당국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한겨레>는 같은 면 하단에 다음카카오의 ‘초강수 대응’을 보도해 이 사건이 SNS 사찰이라는 큰 맥락 안에 위치한 사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경향신문 14일자 지면.

<경향신문>은 같은 날 1면에 <다음카카오 “감청 영장에 응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경향신문>은 이 날 3면에도 <‘사이버 망명’ 막기 위해 수사기관에 맞서는 극약처방>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다음카카오의 ‘사이버 검열 거부’ 선언의 앞뒤 맥락을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4면에서는 <경찰, 네이버 밴드도 엿보려 했다…일반인 내비게이션 사용 내역도> 제목의 기사를 통해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SNS와 내비게이션 프로그램 검색 기록 사찰 의혹을 전했다. 전반적으로 1면에서 4면까지 수사 당국의 사찰 의혹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 조선일보 14일자 지면.

반면, <조선일보>는 이날 1면에서 다음카카오의 감청 영장 거부에 대해 ‘파문’으로 규정하면서 5면에서는 <카톡, 사용자 줄자 초강수…법조계 “치외법권 안될 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법적으로 카카오톡만 치외법권으로 취급해달라는 모순적인 발상”, “영장집행 자체를 거부한다는 의미였다면 스스로 법 위에 서있다고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는 등의 법조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했다. 다음카카오의 주장이 법률의 틀 내에서는 성립할 수 없는 행위임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 동아일보 14일자 지면.

<동아일보> 역시 이날 1면에서 “법 밖으로 나간 다음카카오”라고 표현하면서 6면에 <“카톡의 엉뚱한 초강수…법조계 ”감청 거부땐 안전위협“>이란 제목의 기사를 배치했다. 이 기사에서 <동아일보>는 감청 영장이 내란·외환의 죄, 국가보안법 위반 등 매우 특수한 경우에만 발부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음카카오가 감청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영장 집행은 서버압수 등 강제성을 띄게 되고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 등이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 역시 다음카카오의 주장이 과장된 현실인식에 기반한 것이며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은 주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 중앙일보 14일자 지면.

이에 반해 같은 보수언론이지만 <중앙일보>는 다소 유연한 입장이다. 2면에 <카톡 “감청 영장 응하지 않겠다” 검찰 “공무집행 방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립적으로 사건에 접근한 <중앙일보>는 <‘사이버 검열’ 논란, 법원이 중심 잡아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불안이 과도하게 확산된 것은 사법부와 수사기관이 형사행정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사법부가 “포괄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키워드 방식으로 특정 인물·사안의 정보만 제출받도록 수사기관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의 사설 내용은 이 사건에 대한 ‘정론’에 가깝다. 카카오톡 검열 의혹은 카카오톡의 보안성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 아니다. 이 사건의 시작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독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수사를 지시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범죄에 대한 수사의 문제가 아니라 ‘빅브라더’에 대한 불안감이 바로 이것 때문에 조성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수사·정보기관은 2012년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의혹 등을 통해 이러한 빅브라더로서의 역할을 특히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 능히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은 실시간 검열을 의미하는 ‘감청’이 내란·외환의 죄나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특수한 경우에만 적용된다며 사람들을 안심시키려 하지만 바로 그렇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양가적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검열 논란을 두고 대안적 국내서비스를 찾기 보다는 차라리 외국의 서비스에 기대는 이 상황이 후진적인 수사 정보기관의 행태에 의한 한국IT의 디스토피아적 자화상이라는 점을 언론이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보도는 법리적 진실을 담고 있을지는 몰라도 언론의 정도라는 측면을 본다면 그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김민하 기자  acidkis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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