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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재논의, 지상파 vs 이통사 로비전쟁 시작“원점 재논의” 지상파-국회… 미래부 장관 국감서 ‘사회적 논의’ 약속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10.14 00:02

700㎒ 주파수 대역에서 지상파방송사와 이동통신사의 상생은 불가능하다. 이통사는 급증하는 모바일 트래픽 때문에, 지상파는 UHD 무료보편 서비스를 위해 모두 이 대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가 지난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의 ‘모바일광개토플랜’을 고수하면 무료보편 UHD 방송은 할 수 없다. 당시 방통위는 40㎒(=20㎒+20㎒)을 이통사에 우선 배정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도 광개토플랜을 전제로 한 주파수 분배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미래부는 △국무조정실 주파수심의위원회가 10월 중 주파수 분배안을 상정해 의결하고 △11월 중 고시를 발표하겠다던 계획을 늦추고, 주파수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계획임을 밝혔다. 13일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미래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회 미방위 여야 간사(새누리당 조해진-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와 홍문종 위원장이 제안한 ‘공청회 등 투명한 의견수렴과 조정과정’에 대해 “(국회의 제안에) 유념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5일로 예정된 주파수심의위 회의를 이틀 앞두고 일어난 일이다.

   
 

미래부 내부 방침은 정해져 있다. 모바일광개토플랜에 따라 통신용 40㎒ 배정을 전제로 나머지 대역을 분배하겠다는 게 미래부 방침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실이 입수한 미래부 내부 문서(2014년 10월10일자 ‘700㎒ 여유대역 이용계획 수립’ 자료)를 보면, 미래부는 “디지털 전환에 따라 여유 대역이 되는 700㎒ 대역 108㎒폭 중 이미 통신용으로 결정한 40㎒을 제외한 68㎒폭의 용도 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양희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분배에 대해) 방통위 등과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미래부 내부방침은 있다”고 인정했다.

미래부는 애초 ‘700㎒ 여유대역 분배 기본방향’을 “△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통합공공망(재난+철도+e-Navi.)용으로 우선 분배 (20㎒폭)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예측가능성 및 정책일관성을 위하여 이통용 분배 결정 존중 (40㎒폭) △UHD 생태계 강화를 통한 창조경제 활성화, 이동통신 서비스의 보편화 및 산업효과, 주파수 정책의 Global Harmonization을 통한 자원 활용의 효율성 제고 필요”로 정했다. UHD에 대한 지원 필요성은 인정하되 광개토플랜을 고수한 셈이다.

내부 문건을 입수한 지상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MBC는 12일 미래부 방침에 대해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UHD 방송용이나 통신용으로 어떻게 나눠쓸지 현재 협의 중이지만 미래부 입장은 이미 결정돼 있다는 얘기”라며 “통신재벌 편들기라는 지적과 함께 미래부 장관이 당초 언급했던 정책 방향이 바뀐 것인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MBC는 이어 “통신재벌에 경도된 미래부의 꼼수가 한류 확산을 위한 지상파 UHD 방송은 물론 재난망 사업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 MBC 2014년 10월12일자 리포트 갈무리

700㎒ 분배 문제를 풀어보면 이렇다. 세월호 참사 이후 통합공공망(국가재난통신망)을 이 대역 중 20㎒에 우선 배정하는 것이 청와대의 의지다. 만약 그렇게 되면 88㎒폭이 남는다. 그런데 이통사는 40㎒폭을 원하고, 지상파는 54㎒(9개 채널) 폭을 원한다. 보호대역(간섭방지 목적)을 고려하면 이통사 몫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지상파는 UHD 채널을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지상파와 이통사가 모두 웃는 대안은 나온 적이 없다.

정부의 의지는 확고했다. 주파수심의위원회는 10월15일 주파수 분배안을 상정, 의결할 계획이었다. 미래부도 이통사 우선 배정을 강행하는 분위기였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입수한 미래부 내부 문건을 보면, 안전행정부와 국토교통부는 각각 9월15일과 10월7일 미래부에 통합공공망 주파수 배분을 요청했다. 업계에서는 ‘과거 광개토플랜을 추진한 기술관료들이 주축인 미래부가 10월15일 이통사 몫을 함께 처리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최양희 장관이 애초 여야 의원들의 ‘사회적 논의’ 요구에 확답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국회 미방위 야당 간사인 우상호 의원은 이날 저녁 7시 반께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최양희 장관이) 확답을 했다고 보기에는 모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양희 장관은 밤 11시 반께 마지막 답변에서야 국회 요구를 받아들였다. 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국회 차원의 공청회든 간담회든 국회가 주파수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고받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8월 주파수 관련 토론회 남서울대 이상운 교수 발제 자료에서 갈무리.

전병헌 의원은 <미디어스>와 통화에서 “(2012년 의결) 당시 방통위는 UHD 상용화와 재난망에 대한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파수 용도를 결정했기 때문에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UHD 상용화로 문화콘텐츠 질을 향상하고, 방송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UHD가 차세대 TV로서 잠재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통사에 40㎒폭을 우선 배정하는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방송산업의 경제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이통사를 위한) 수익 위주 결정”이라고 말했다.

미래부의 기술관료들은 이동통신사에 또 다시 빚을 졌다. 미래부는 지난달 이통사와 제조사의 보조금(판매장려금)을 분리공시하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밀어붙였으나, 삼성전자의 로비와 기획재정부의 힘에 밀려 이통사가 원하는 단통법을 만들지 못했다. 이에 반해 주파수 경쟁에서 밀려 자포자기하던 지상파에게는 마지막 로비 기회가 생겼다. 미래부가 국회의 요구에 700㎒ 재논의를 선언한 지금, 미래부 기술관료와 국회가 부딪히게 됐다. 이동통신사와 지상파의 전쟁이 다시 시작된 셈이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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