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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대책회의’ 문건 공개 “포털사와 핫라인 구축”경향신문 입수 문건 보니… 사이버 검열=사업자와 실시간 정보·자료 공유+방통심의위 활용 긴급처리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10.13 07:15

검찰이 지난달 18일 관련부처와 사업자를 불러모아 개최한 ‘사이버 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단 범정부 유관기관 대책회의’ 내용이 드러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포털사업자를 통한 즉각 삭제 방안이 핵심이다. 특히 검찰은 수사전담팀과 사업자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하고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고 유언비어·명예훼손 범죄에 대해 실시간 정보와 관련 자료를 공유하겠다”는 대책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회의에는 미래창조과학부, 안전행정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한국인터넷진흥원, 네이버, 다음, 네이트, 카카오가 참석했다.

   
▲경향신문 2014년 10월13일자 3면.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이 13일자 신문에 공개한 대책회의 회의자료(2014년 9월18일 대검찰청 형사부 작성 문건)에 따르면, 검찰은 “사이버 유언비어·명예훼손 글·사진·동영상은 인터넷 매체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인에게 급속도로 전파되고 과도하게 확대 재생산”된다며 “전파 초기 단계에서 신속하게 파악하여 차단하는 방안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를 위해 △포털사와 핫라인 구축 △실시간 인터넷 모니터링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긴급처리(게시물 삭제 등) △명예훼손 전담수사팀 활동 강화 △처벌 기준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포털사와 핫라인 구축’ 관련 회의내용을 보면, 검찰은 사업자와 실시간 정보와 관련 자료를 공유할 계획까지 세웠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주요 명예훼손·모욕 사건 전담수사팀’과 포털사 간에 ‘핫라인’ 구축하여,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고 유언비어·명예훼손 범죄에 대한 실시간 정보와 관련 자료 공유”, “전담수사팀에서 해당 글 등의 명예훼손·모욕 여부 등 법리판단을 신속히 하여 포털사에 삭제 요청”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방심위의 심의나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 검찰의 자체 판단만으로 포털에 삭제요청을 하겠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13일 공개한 검찰 회의자료.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실시간 인터넷 모니터링’ 대책은 “인터넷범죄수사센터에서 운용 중인 ‘인터넷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전담 IT수사관 배치), 유언비어·명예훼손의 주요 타깃으로 지목된 논제와 관련된 특정 단어를 입력·검색하여 실시간 적발, 증거 수집”,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조회 수가 급증하는 등 이상 징후를 포착하여 조기에 유언비어·명예훼손 사범 적발”이다. 경향신문은 검찰이 주요 수사 사례로 △세월호 관련 유언비어 △청와대 비선라인 만만회설 △박근혜 대통령의 저축은행 로비스트 접촉설 △다음 아고라 대통령 비난 글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인터넷 게시물을 즉각 삭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이 당시 회의에서 “검경 수사기관은 긴급처리를 위해 행정명령(제재조치)이 아닌 심의위의 시정요구 단계에서 처리를 원한다”며 “심의위에 직접 공문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방통심의위는 보통 신고 게시물에 대해 심의를 하고, 사업자에 시정요구를 한다. 시정명령은 사업자가 이 요구에 불응할 경우 하는 조치다. 검찰 방침은 “정상적인 심의절차를 뛰어 넘어 수사기관이 공문만으로 삭제나 차단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강도와 처벌수위를 높일 방침이다. 검찰은 허위 사실 적시한 명예훼손 사범을 적극적으로 ‘구속수사’하고, 약식기소가 아닌 적극적으로 구공판(기소)할 것을 내부 방침으로 제시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명예훼손 전담수사팀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검찰은 “‘14. 8. 6.자로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되어 가동 중인 「명예훼손 전담수사팀」(현재 검사는 4명)에 검사와 수사관을 추가 투입하여 강화”하고 “팀장(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역할 분담 및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향신문 2014년 10월13일자 1면 머리기사.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정부와 수사기관의 ‘사이버 검열’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 모독’ 발언(2014년 9월16일 국무회의 개회발언)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대통령 발언 이틀 만에 만든 회의자료에서 ‘9·16 대통령 말씀’을 박스형태의 전달사항으로 도드라지게 삽입해 회의의 목적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이 회의자료에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 도를 넘었다. 사이버상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오고 있다”는 박근혜 대통령 발언을 적시했다고 보도했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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