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신규가입자의 정체로 시장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VOD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실히 자리 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VOD서비스 이용현황에 대한 실태조사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고, 가격의 적정선과 기준없는 광고에 이용자들이 노출되는 상황 등을 개선하는 포괄적 제도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9일 미래창조과학부를 통해 IPTV 3사와 케이블방송 MSO 4사로부터 제출받은 ‘VOD(Video on demand, 주문형 비디오) 매출 현황 및 광고매출 현황’ 자료를 분석해 발표했다. 그 결과, 2011년부터 2014년 6월까지 7개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VOD서비스로 1조1464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VOD서비스 시장, 성장은?…KT, 41.1% 점유

IPTV 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와 케이블 MSO 4사(티브로드·CJ헬로비전·씨앤앰·현대HCN)가 제출한 연도별 VOD 수입 현황을 보면, 2011년 1920억 원에서 2013년 4084억 원으로 112.7%, 2배 이상 증가했다. 2014년은 이미 VOD 매출로 2499억5800만원을 기록(6월 기준) 전년도 4084억7000만원의 61%를 넘어섰다.

▲ (자료=최민희 의원실)
7개 방송플랫폼 사업자 중 VOD 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 것은 KT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VOD서비스로 4717억 원을 벌여들었다. 이는 7개사 총계 1조1464억 원의 41.1%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는 18.3%, LG유플러스는 12.6%, CJ헬로비전 9.8%, 씨앤앰 8.7% 순으로, 케이블보다 IPTV 사업자가 VOD서비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최민희 의원은 “VOD 서비스를 하지 않는 순수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제외하고 IPTV와 IPTV·위성방송 결합상품인 OTS 가입자를 더할 경우, KT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7개사 전체 가입자(1984만명)의 25% 수준인데 비해 COD 수입은 이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VOD서비스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VOD를 통한 광고수익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개사의 VOD 광고수입은 2011년 142억 원에서 2013년 390억 원으로 2.7배 증가했다. 2014년은 벌써 600억원(6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VOD광고 수입 또한 KT가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 뒤로 SK브로드밴드가 18.3%, LG유플러스 10.6% 순이었다.

VOD 서비스 이용행태는?…‘월정액’보다는 ‘1회성’

VOD 서비스와 관련해 이용자들은 ‘월정액’보다는 ‘1회성’ 시청을 선호했으며, 장르별로는 ‘영화’ 시청 비중이 컸다. 종편4사 중에서는 JTBC 방송프로그램의 VOD 이용이 월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VOD 매출 현황 및 광고매출 현황’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7개사가 월정액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3045억 원(26.6%)으로 집계됐다. 반면, 1회성 결제는 73%를 차지했다.

▲ (자료=최민희 의원실)
콘텐츠 종류별 수입 현황을 보면, ‘영화’가 41.3%(4741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상파 콘텐츠는 33.3%, 유료방송PP는 6%, 종편 콘텐츠는 1% 순이었다. 주목해볼 부분은 유료방송PP VOD 이용이 2011년 3.59%에서 2012년 5.74%, 2013년 6.6% 2014년 7.38%로 상승세에 있다는 점이다. 종편 역시 2012년 0.8%에서 올해는 1.6%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CJ E&M 계열PP <응답하라1997>, <응답하라1994>, <꽃보다할배>, <꽃보다누나> 등 특정 킬러 콘텐츠의 높은 인기와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결과, 종편 VOD 매출의 약 80% 이상은 JTBC 프로그램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히든싱어>, <마녀사냥>, <밀회>, <썰전> 등 그나마 예능과 드라마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JTBC 프로그램이 종편 VOD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VOD서비스 개선점은?…“정확한 실태조사부터”

이렇듯 방송산업에서 VOD서비스에 대한 매출과 영향력은 높아지고 있으나, 그에 대한 정부정책은 뒤쳐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민희 의원은 “그나마 IPTV 3사와 MSO 4사를 통해 유료방송 영역에서의 VOD 서비스 현황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지만, 유료방송 외 영역에서의 VOD와 관련된 구체적인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지상파·케이블·인터넷에서 각 사업자들은 자체 혹은 연합해서 VOD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VOD, 유튜브에서의 VOD, 아프리카TV나 곰TV 등이 서비스하는 VOD, 그리고 티빙이나 에브리온TV, 푹 등 최근 방송의 영역으로 포함돼 논의되고 있는 OTT 서비스의 VOD 관련 데이터는 사실상 파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민희 의원은 이어 “각 사업자들은 VOD 관련 매출을 ‘영업비밀’을 이유로 공개하길 꺼리고 있다. 하지만 방송 및 영화 콘텐츠 산업의 구체적인 실상을 파악하고 걸맞은 발전방향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자료=최민희 의원실)
특히, VOD서비스 광고는 ‘방송광고’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게 최민희 의원의 지적이다. 이로 인해, VOD이용자들이 ‘기준없는’ 광고에 노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VOD 이용요금의 적정선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최민희 의원은 이와 관련해 △<방송법>에 가칭 ‘부가방송서비스사업자’의 개념 신설(또는 별도의 <스마트미디어법> 신설 및 장기적으로 <통합방송법> 제정), △방송사업자들이 제출한 매출액 규모에서 VOD관련 매출 세분화, △시청점유율 조사와 매체 간 합산 영향력지수 개발에 포함, △VOD 콘텐츠 수익에 대한 저작권자(PP)와 VOD서비스 사업자 사이의 수익 공유 관련 가이드라인 제정, △VOD서비스 진흥책 및 시청자 권익 보호 방안 강구 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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