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종 누락, 대통령 비판 리포트 마사지 등 논란에 휩싸였던 이홍렬 보도국장이 떠나고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과 절친한 사이인 상수종 씨가 YTN 신임 보도국장에 임명됐다. 내부에서는 “최악은 물러났지만 YTN 보도가 청와대 홍보수석 직접 지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상수종 신임 YTN 보도국장 (사진=YTN)
YTN은 2일 상수종 전 YTN 선거단장을 신임 보도국장에 임명했다. 상수종 신임 보도국장은 1994년 YTN 보도국에 입사해 뉴스기획팀장, 국제부장, 편성운영부장, 정치부장, 취재부국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7월 국정원의 SNS 여론조작을 담은 특종을 중단시키고, 올해 초 대통령의 공약에 따른 부실행정을 비판하는 리포트에서 ‘대통령’이란 말을 빼는 등 불공정 보도로 기자협회에서도 자진탈퇴하고, 노조에서 ‘퇴진투쟁’까지 벌였던 이홍렬 전 보도국장은 YTN사이언스TV 본부장으로 옮겨갔다. (▷ 관련기사 : <'박근혜 언급 삭제' 파문…한 달째 침묵하는 YTN>, <YTN노조, "공정방송 위해…" 보도국장 퇴진 투쟁 선포>)

내부에서는 ‘최악’으로 평가됐던 이홍렬 보도국장이 물러난 것에 반색을 표하면서도, 상수종 신임 국장이 청와대 윤두현 홍보수석과 상당한 친분이 있다는 점 때문에 친정권적 보도 색채가 강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윤두현 홍보수석은 YTN 재직 시절 BBK 단독보도 보류 및 민간인 사찰 및 내곡동 사저 축소 보도 지시 등 불공정 보도를 주도한 인물로, 홍보수석에 임명됐을 당시부터 YTN을 비롯한 언론계에서 비판 목소리가 높았다. (▷ 관련기사 : <“윤두현 임명, 언론을 권력의 발 아래에 두겠다는 것”>)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권영희, 이하 YTN노조)는 2일 성명을 내어 “최악의 보도국장이 뒤늦게라도 물러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이홍렬 씨의 뒤를 잇게 된 상수종 신임 국장에 더 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YTN 보도가 청와대 홍보수석의 직접 지휘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YTN노조는 “청와대 홍보수석인 윤두현 씨와 상수종 신임 국장과의 막역한 관계는 YTN 내에서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며 “보도국장 인사에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낳고 있다”고 밝혔다.

YTN노조는 “지금까지의 YTN 보도가 ‘친 정권’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YTN 보도국을 청와대에 예속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며 “이번 인사 이후 YTN 보도가 청와대와 여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될 경우 노조는 남아있는 모든 힘을 모아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올해 6월 8일 청와대 홍보수석에 임명된 윤두현 전 YTN 보도국장 (사진=YTN뉴스 캡처)

YTN노조 관계자는 “(상수종 국장은) 능력 면에서 보도국장 감이 아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됐느냐, 윤두현 홍보수석과 몹시 친하다. 윤두현 수석은 배석규 사장과도 막역한 관계”라며 “보도국장 인사는 윤 수석이 시킨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상수종 국장이 후배인데 윤 수석에게 ‘형님, 형님’ 할 정도로 서로 격의 없는 사이니까 얼마든지 보도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보도국장이 보도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지만, 정치부장 역시 보도를 개인적인 민원에 사용했을 정도로 문제의 인물인데 바뀌지 않았다. 또한 공정방송을 하려는 세력은 배제되고 정권편향적인 인물들이 이번에도 보직을 차지했다. 옛날부터 그래왔듯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YTN노조는 최근 몇 년 간 역대 보도국장들이 불공정 보도 및 자질 부족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배석규 사장이 직무대행 시절 보도국장 복수추천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임명제로 바꿔버린 데 있다고 지적했다. YTN노조는 “보도국장 선출 방식을 민주적인 방향으로 복구하도록 노조가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코웃음으로 일관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불만이 폭발하기 전에 하루빨리 보도국장 선출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YTN은 2일 인사발령과 조직개편을 동시에 진행했다. 사장 직속 디지털사업본부, 마케팅국 산하 마케팅총괄부국장, 보도국 산하 주말뉴스팀이 신설됐다. 편성제작국 산하 편성기획팀과 편성운영팀은 편성팀으로 통합된 반면, 제작팀은 제작1, 2팀으로 분리됐다. 보도국 산하 사회1부는 사회부, 사회2부는 전국부, 문화부는 문화사회정책부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신사옥 TF팀과 디지털뉴스센터는 폐지됐다.

다음은 10월 6일자 YTN 인사발령 명단.

◈ 보도
△보도국장 상수종 △보도국 영상부국장 조성룡 △보도국 뉴스기획팀장 김정회 △보도국 전국부장 김주환 △보도국 문화사회정책부장 최재민 △보도국 스포츠부장 김상익 △보도국 편집2부장 박경석 △보도국 주말뉴스팀장 김태현 △보도국 그래픽팀장 정지원 △보도국 뉴스지원팀장 오승엽 △보도국 영상취재1부장 김대경 △보도국 영상취재2부장 이문세 △보도국 편집위원 김장하 박성호 김승환 채문석 정종석 △보도국 영상위원 조용원

◈ 기술
△기술국장 전용화 △기술국 방송인프라팀장 김동후 △기술국 제작기술1부장 허창재 △기술국 제작기술2부장 이건선 △기술국 기술연구소장 임영선 △기술위원 정명렬 △기술국 기술위원 김영철

◈ 편성
△편성팀장 정동균 △편성제작국 제작1팀장 이종수 △편성제작국 제작2팀장 임수근

△글로벌뉴스센터장 천상규 △해설위원실장 김흥규 △미디어전략실장 황선욱 △디지털사업본부장(YTN플러스 총괄본부장 겸임) 강성웅 △사이언스TV본부장 이홍렬 △마케팅총괄부국장(마케팅기획팀장 겸임) 안재열 △감사팀장 이기정 △총무국 총무팀장 김진호 △웨더본부 기상그래픽팀장 이준호 △시청자센터 심의팀 심의위원 이귀영 △YTN PLUS 대표이사 사장 류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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