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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저장기간 단축? 바보 같은 카카오, ‘실시간 검열’ 유도하나정부에 협조할 수밖에 없는 카카오, ‘사실상’으로 버틴다?
박장준 기자 | 승인 2014.10.02 17:04

경찰과 검찰 등 정보기관의 모바일메신저 검열 논란에 다음카카오가 ‘해법’을 내놨다. 다음카카오는 2일 설명자료를 내고 현행 5~7일 정도 되는 저장기간을 2~3일로 줄여 자료제공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보통 수사기관이 법원 압수수색영장 발부를 거쳐 자료를 요청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2~3일 이상이라, 수사기관의 영장집행에 따른 대화내용 제공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다음카카오 설명이다.

   
▲ (사진=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애초 ‘온라인-SNS 때려잡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서 시작했다. 검찰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그리고 모니터링 범위를 넓히고 전담수사팀을 만들어 SNS와 메신저를 조일 모양이다. 대검찰청이 관계기관은 물론 포털과 모바일메신저 사업자들을 불러 모아 회의를 진행했을 정도다. “어쩔 수 없이 불려갔다”는 다음카카오는 정부에 어쩔 수 없이 협조할 수밖에 없는 ‘을’이다.

텔레그램으로 망명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다음카카오는 ‘실시간 검열’ 논란을 풀어야만 했다. 1일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는 ‘카카오톡 압수수색 집행사실 통지서’ 등을 제시하며 검찰과 경찰이 자신과 지인 3천여 명의 계정과 대화내용 등 개인정보를 들여다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는 “수사대상자 1명의 대화내용만 제공했고, 실제 서버에 남아있던 것은 하루치 미만의 대화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다음카카오는 “실시간 검열은 요청받은 적도 없고, 영장이 있어도 기술상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음카카오는 ‘이용자 보호 강화’ 방안도 제시했는데 △대화내용 저장기간을 2~3일로 축소하는 정책을 이번 달 안에 시행하고 △수신이 확인된 대화내용을 삭제하는 기능 등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보’ 같다. 카카오는 오히려 ‘실시간 검열’을 유도하고 있다.

이유는 이렇다. 모니터링 강화와 형사처벌 강화 방침은 청와대의 의지에서 출발한 ‘선제적 대응’에 따라 결정된 정책방향이다. 다음카카오가 대화내용 저장기간을 줄여 압수수색이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면, 경찰과 검찰은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다음카카오 말대로 영장을 발부받는 일이 카카오톡 대화내용 저장기간보다 오래 걸리다면, 이 공공연해진 사실 앞에서 경찰과 검찰이 두손두발 놓고 기다릴까? 천부당 만부당한 일이다. 그래서 다음카카오는 악수 중 악수를 둔 것인지도 모른다.

경찰과 검찰 입장에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더욱 신속하게 받아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을 단축해 영장을 집행해야 한다. 그리고 많이 청구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정보기관과 사업자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질 게 빤하고, 협조를 위해 대책회의는 더 자주 소집될 공산이 크다. 다음카카오 말대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될까. 정보·수사기관들은 사실상 ‘실시간 검열’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사전 승인 없이 사업자에 자료 요청이 가능한 국가정보원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다음카카오의 대응은 수사기관에 사실상 실시간 검열 명분을 주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상' 압수수색이 안 된다면, 수사기관은 그 '사실상'을 해체하기 위한 어떤 방법이라도 동원할 것이다. 한국에서만 잘 나가는 사업자가 권력기관의 요청에 저항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오히려 여론에 등떠밀려 중계서버에 담긴 데이터를 암호화해 압수수색하더라도 내용을 열어볼 수 없는 방향을 택해야 했다. 아니면 적어도 구글 같이 투명성보고서를 내든지. 그런데 거꾸로 갔다. 이제 ‘망명’이다.

다음은 2일 다음카카오가 언론에 배포한 설명자료 전문.

안녕하세요. 다음카카오 커뮤니케이션 파트입니다.

다음카카오는 사용자 정보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합니다.
카카오톡은 실시간 검열을 요청받은 적도 없으며, 영장 요청이 있어도 기술상 불가능합니다.

어제(10월 1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카카오톡 3,000명 검열 또는 사찰과 관련해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법원의 압수수색영장에 따라 다음카카오에서는 수사대상자 1명의 대화내용만 제공했으며
수사대상자의 카카오톡 친구 3,000명의 대화내용을 제공한 바 없습니다.

또한 당시 법원 영장에서는 40여일의 대화기간을 요청하였으나 실제 제공된 것은 서버에 남아있던 하루치 미만의 대화내용에 해당합니다.

이와 더불어, 다음카카오는 사용자 정보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철학에 따라 아래와 같은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카카오톡, 압수수색영장 집행에도 사용자 대화내용 제공 거의 불가능해 질 것

-사용자 정보 보호위해 이달 안으로 대화내용 저장기간 2~3일로 대폭 축소
-수신 확인된 대화내용 삭제 기능 등을 포함한 사용자 정보보호위한 모든 조치 취할 것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사용자 정보 보호를 위해 카카오톡 대화내용 저장 기간을 2~3일로 대폭 축소하기로 하고, 이달 안에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다음카카오는 PC버전 지원, 출장, 휴가 등으로 대화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평균 5~7일간 카카오톡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 한번 삭제된 대화내용은 복구가 불가능하고,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이 있어도 원천적으로 제공이 불가능하다.

다음카카오의 이번 정책 변경으로 카카오톡 대화내용 저장기간이 크게 단축됐으며, 보통 수사기관이 법원 압수수색영장 발부를 거쳐 자료를 요청하는데 2~3일 이상 소요돼 수사기관의 영장집행에 따른 대화내용 제공이 거의 불가능 해 질 전망이다.

다음카카오는 “이번 정책변경과 함께 향후 수신확인된 대화내용 삭제 기능 등을 포함한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하는 등 보다 강력한 사용자 정보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부가통신사업자로서 법 체계를 존중하며 따른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범위에 한해 존재하는 자료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장에서 요청한 정보라도 이미 서버에 삭제한 대화내용은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장준 기자  wesh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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