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벌어진 세월호 침몰사고가 ‘참사’가 되기까지에는 무수한 과정들이 있었다. 해운조합이 선령제한 완화 관련 연구보고서를 의뢰했던 2006년부터,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쳤던 4월 16일 당일까지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가 늘 따라다녔다.

세월호 참사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잘못’과 그 잘못을 저지른 ‘행위주체’를 타임라인화해 책임자를 알 수 있는 사이트가 2일 오전 공개됐다. 진보네트워크센터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동 제작한 <세월호는 왜>는 검찰 수사와 재판, 국회 세월호 국조특위, 감사원 감사,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세월호 참사의 사회구조적 문제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세월호는 왜> 사이트 바로가기)

▲ 2일 오전 공개된 '세월호는 왜' 사이트. 진보네트워크센터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동 제작했다.

<세월호는 왜> 사이트는 △19년차 중고선박 수입 △불법 개조와 부당 승인 △불법과적단속과 안전진단 미비 △진도해역 침몰과 구조실패 등 크게 4가지 꼭지로 구성돼 있다. 선박연령 규제를 20년에서 30년으로 늘린 덕에 국내로 올 수 있었던 세월호가 ‘왜 바다에 떠서는 안 될 배’였는지, 재난 시 구난 훈련이 형식화된 까닭은 무엇인지, 참사 당일 왜 승객들 구조에 실패했는지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타임라인 소항목을 클릭하면 짤막한 소개글과 행위 주체, 자료 및 자료 출처가 나온다. 예를 들어 ‘2014. 4. 16. 08:55 “지금 배 넘어갑니다” 세월호, 제주vts와 교신’을 누르면 “세월호는 평소에도 진도가 아닌 제주VTS에 채널을 맞춰왔고, 세월호 침몰 당시에도 제주와 먼저 교신했다. 첫 교신 후 채널을 12번에서 21번으로 바꾼 후 5분간 교신 내역이 녹음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이 제주VTS에 대해 증거보전신청을 한 상태이다”라는 본문이 나타난다. 여기에서 행위 주체는 해양수산부, 청와대, 중앙대책본부다. 또 행위 주체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부처나 법령이 연관된 모든 사건들을 4분할 화면으로 볼 수 있다.

▲ 세월호는 왜 타임라인 화면

사이트 디자인을 담당한 진보넷 뎡야핑 활동가는 1일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유병언 회장과 청해진해운, 해경과 언딘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는 이례적인 참사가 아니라 결국 구조적인 문제”라며 “이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해 타임라인으로 해 보자, 해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왜> 사이트는 누구나 타임라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 ‘따오기’로 만든 첫 번째 작업물이다. <세월호는 왜> 소스는 모두 공개돼 있으며, 누구나 해당 틀을 본따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넣을 수 있다.

뎡야핑 활동가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타임라인으로 만들 수 있는 ‘따오기’라는 플랫폼 작업을 해 왔고 (<세월호는 왜>는) 실제로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 미리 만들어 본 것”이라며 “웹 서버에 접속해 작업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진보네트워크는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 지역별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우리동네 촛불> 및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 개설, 1000만인 서명 사이트 제작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세월호는 왜>는 세월호와 관련한 추가 내용이 나오는 대로 계속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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