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최고의 예능 중 하나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한 작품이 바로 <더 지니어스>였다. 출연자들의 두뇌 싸움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유형의 예능을 만들어냈다고 판단해도 무방했기 때문이다. 이 복잡하고, 머리 아픈 프로그램의 인기는 예능의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 낼 가능성도 비쳤다.

그런 기대가 깨져 버린 것은 시즌 2에서였다. 시즌 1에서 보여줬던 묘미는 사라져 버렸고, 혹평이 쏟아졌다. 시즌 2의 실패는 안타깝게도 <더 지니어스>가 누릴 수 있는 더욱 큰 영광을 상당 부분 축소해 버렸다. 심지어는 다음 시즌 제작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까지 이끌어냈으니, 찬사를 받았던 <더 지니어스 시즌1>과의 온도 차이는 엄청났다.

시즌 1과 시즌 2 사이에 존재했던 온도 차이는, 프로그램의 재미에서 나왔다. 시즌 1이 게임에 집중해 어떤 전략으로 게임에 승리할 것인지를 시청자에게 드러냈다면, 시즌 2는 누가 누구랑 힘을 합쳐서 갑이 될 것인지가 주로 노출됐다. 이것이 시즌 2 출연자들의 성향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런 편집 방향을 제작진이 선택했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시즌 1에서 많은 이들을 열광시켰던 것은 게임을 풀어나가는 플레이어들의 기상천외한 해법들이었지, 누군가가 우승을 하고 누군가가 승리했기 때문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거기에서 나오는 괴리가 바로 시즌 2를 재미없게 만들어 버렸다. 혹자는 도둑 논란으로 인해 시즌 2에 대한 관심이 식었다고 말하지만, 핵심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게임 해법, 전략이 나오지 않은 것에 있다.

<더 지니어스 : 블랙가넷>의 성공 여부는 바로 이 지점을 잘 살려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게임을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다른 이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파헤법을 만들어내는, 피 튀기는 머리싸움의 긴장감을 시청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더 지니어스 : 블랙가넷>은 다시 한 번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게임 그 자체보다는 출연진의 관계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이번 시즌 역시 성공을 장담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3은 <더 지니어스>라는 콘텐츠가 지속해서 제작될 수 있는가에 대한 시험장과도 같다. 제작진이 <더 지니어스>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그 이유를 정확하게 캐치해 다시 한 번 시청자를 기쁘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칼럼니스트, 블로그 http://trjsee.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예찬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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