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보다 안전한 모바일메신저 ‘텔레그램’(Telegram Messenger)을 찾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30일 오후 현재 한국의 아이폰 이용자들이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은 무료애플리케이션 1위다. 텔레그램이 인기를 끈 것은 검찰이 지난 19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상시 모니터링’을 추진하면서 모바일메신저 검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부터다.

▲ 30일 오후 기준 아이폰 앱스토어 무료앱 다운로드 순위(좌)와 텔레그램 리뷰(우).

메신저 망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BS가 텔레그램 인기국의 언론자유지수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결론은 언론자유 후진국의 시민들이 텔레그램을 찾는다는 것. KBS데이터저널리즘팀은 30일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의 국가별 앱스토어 다운로드수 순위를 집계하는 ‘앱애니’의 조사결과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2014년 언론자유지수를 분석, 비교한 결과다.

KBS는 30일 <한국이 1위…‘텔레그램’ 인기국은 언론자유 후진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국내 이용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러시아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유독 인기를 끌고 있는 국가들은 언론자유지수가 평균 세계 110위권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KBS는 “텔레그램이 국가별 앱스토어에서 전체 다운로드 순위 100위 이내인 나라를 보면 우리나라가 1위, 우즈베키스탄 4위, 브루나이 16위, 말레이시아 17위 등으로 모두 16개국에 이른다”며 “반면 이들 16개 나라의 2014년 현재 언론자유지수 세계 순위(국경없는 기자회 발표)는 우리나라가 57위, 우즈베키스탄 166위, 브루나이 117위, 말레이시아 147위 등으로 평균 113위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언론자유지수가 상위권인 나라의 시민들은 텔레그램을 즐겨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언론자유지수 1위인 핀란드 앱스토어에서 텔레그램의 다운로드 순위는 359위에 그쳤고, 언론 자유 지수 2위인 네덜란드에서는 285위, 3위인 노르웨이에서는 637위, 8위 아이슬란드는 970위로 저조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개발자가 만든 모바일메신저 앱으로 지난 24일부터 7일 연속 국내 앱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기록 중이라고 KBS는 전했다. KBS는 “텔레그램은 보안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개발된 모바일메신저로, 모든 메시지는 암호화 처리되고 대화 내용은 서버에 남지 않고 자동 삭제된다고 개발자는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는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검열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 의견이다. 여기에 실제 사례도 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공권력감시대응팀(공감대) 등은 30일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는 지난 16일자로 종로경찰서로부터 ‘전기통신에 대한 압수·수색·검증 집행사실 통지’를 받았다”며 “2014년 5월1일부터 6월10일까지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대화 상대방 아이디 및 전화번호, 대화일시, 수발신 내역 일체, 그림 및 사진 파일’ 전체를 압수수색하였다는 내용의 통지서였다”고 전했다.

공감대는 “압수될 당시 정진우 부대표가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중에는 현금카드 비밀번호, 재판과 관련하여 변호사와 나눈 이야기, 초등학교 동창들과 나눈 이야기 등 내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공감대는 이어 “또한 얼마 전 카카오톡 압수수색을 받은 용혜인 씨(‘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 제안자)의 경우 압수수색 대상에 맥어드레스(통신을 위해 랜카드 등에 부여된 일종의 주소)까지 포함되어 문제가 된 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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