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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시민사회 “세월호 특별법 해법 마련 돕겠다”“세월호 문제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 중재 역할 자처
김수정 기자 | 승인 2014.09.30 14:28

종교·시민사회 인사로 구성된 세월호 사회적대화추진모임은 30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해 정부, 여당 입김에서 독립적인 특별검사가 임명되도록 대통령과 여야가 협력해야 한다”며 “여야-유가족 3자의 특별법 합의 및 이행을 종교계가 중재하고 보증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 종교·시민사회 인사로 구성된 세월호 사회적대화추진모임은 30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정동 달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난국에 대한 해법 마련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사진=미디어스)

남부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모든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 생명과 안전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정착되는 사회로 만들려는 열망이 있었다. 하지만 168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월호 참사는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한 채 여야 정쟁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남부원 공동대표는 “어제부터 여야와 유가족 3자가 다시 만나 세월호 특별법 마지막 조율하기 위한 모임을 갖게 됐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라며 “조속히 특별법이 제정돼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진상조사 결과를 토대로 책임자가 처벌돼,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사회 근본부터 변혁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경조 녹색연합 대표는 “세월호 사건은 우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온갖 모순과 비리, 갈등이 그대로 노출된 그런 일이 아닐까 싶다”며 “이 문제가 사회적 합의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해 시민단체와 종교계가 모이게 됐다. 많이 협조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 대표는 “1992년 정대협 결성될 때부터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하고 있는데 그때 배운 것이 ‘철저한 진상규명만이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진상규명이 이루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특별법 제정은 세월호 문제를 풀어가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첫 출발이 아닐까 싶다”며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후로는 국민운동처럼 꾸준한 ‘화두’로 다뤄져야 한다. 사회적 대화 추진모임에서 제안된 내용들이 잘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갈등 해결을 위한 종교·시민사회 제안문

304명의 억울한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68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피해자 가족은 물론 온 국민들에게 큰 상처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국가의 재난예방 구조구난 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그 결과 온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304명이 숨져갔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10명의 실종자를 우리는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반드시 이 엄청난 재난의 원인을 투명하게 밝히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가족들이 제안한 특별법 제정 서명에 500만 명이 동참한 것은 더 이상 세월호 참사 같은 재난이 반복되게 하지 말자는 시민들의 굳은 다짐을 잘 보여줍니다. 230명 이상의 국회의원도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5월 19일 대국민 담화에서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하자고 제안하는 한편,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는 정치적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되고 이 가운데 유가족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지금 유가족들은 실효성 있는 특별법의 제정을 요구하면서 국회의사당, 광화문, 그리고 청와대 앞에서 찬이슬을 맞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한 특별법의 제정은 결단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로 다짐했던 참사 직후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피해자 가족들과 생존자들의 호소와 절규에 다시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정치적 계산과 편견에서 벗어나 조속한 시일 내에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모두가 협력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특별법 제정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그리고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께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첫째,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위해 정부와 여당의 입김으로부터 독립적인 특별검사가 임명되도록 대통령과 여야가 협력해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정부의 재난예방 구조구난 체계의 총체적인 실패로 발생한 것이므로 그 진상을 규명하는 일, 특히 수사와 기소를 담당할 주체를 정하는 일에 대통령이나 여당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현행 특별검사 임명에 관한 법에 따르면, 7인의 특별검사 추천 위원 중 여당 추천 몫 2인과 법무부 추천 몫 1인은 정부여당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원 행정처 추천 몫 1인 역시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현행법대로 7인의 특별검사추천위원회가 특검후보 2인을 추천하여 그 중 1인을 대통령이 지명 하는 방식에 대해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들이 미덥지 못해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지난 2차합의안에서 여당 추천 몫 2인을 추천할 때 가족들의 사전 동의를 구하기로 했었지만, 이 방안은 본질적으로 여당이 추천권을 행사하는 방안이라는 특성 때문에 가족들의 신뢰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대통령과 여당이 특검추천 방식에 대해 보다 개선된 입장을 밝혀주기를 요청합니다. ‘여당추천 몫 2인의 추천권을 야당이나 피해자 단체 혹은 특별법에 따라 구성될 진상조사위원회 등에 위탁하거나 그에 준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포기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특별검사 추천과정에서 정부와 여당이 여하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족과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는 정부 여당이 ‘사실상 추천권을 넘겼다’고 해명해 왔다는 점에서 이 안을 수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세월호 가족들과 국민들께 요청드립니다. 정부와 여당이 특별검사 추천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고 그에 합당한 방안을 제시할 경우, 진상조사위원 중 1인에게 특별검사의 권한을 부여하는 원안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를 진지하게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억울하게 스러져간 가족들의 영전 앞에서 최선의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맹세했던 유가족들에게 차선이나 차악을 선택하는 일이 간단치 않을 테지요. 하지만 구조작업과 마찬가지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법조항만큼이나 시기도 중요합니다. 하루빨리 특별법을 제정하여 실질적인 진상규명작업에 착수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방안을 국민과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둘째, 여야 정당과 세월호 가족간의 특별법안 합의와 이행을 종교계가 책임있게 중재하고 보증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두 차례에 걸쳐 마련된 여야 합의안이 가족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 이유는 의사소통과 신뢰의 부족 때문입니다. 협상 초기부터 여야 협의과정에 세월호 가족들을 참관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지만, 이 제안이 반영되지 않은 채 여야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족들과의 의사소통에 착오가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서로 간 신뢰에 깊은 상처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보다 구속력 있고 책임 있는 협상과 합의를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중재가가 절실합니다. 우리는 종교계가 그 일에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협상에서 문서로 오간 약속은 물론 구두로 한 약속 모두를 종교계가 중재하고 보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특별법 제정이 지체되는 동안 가족들과 국민의 상처와 절망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참사 예방과 구조에 무능했고 참사 후 뒤늦게 ‘국가개조’를 소리 높여 외치던 정부와 정치권이 이제 와서는 특별법 제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심지어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습니다. 말할 수 없이 무책임한 일입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변화에 대한 믿음을 잃고 냉소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가족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모욕도 위험수위를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우리사회에 대한 절망이 내면화되고 있는 이 상황은 세월호 참사보다 더 큰 재난이고 위기입니다. 진영논리에서 한 발짝 물러서 성역 없는 진실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우선 청와대와 여야 정당이 깊이 반성하고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난국을 해결하기 위해 책임 있게 협력해야 합니다. 우리 종교계와 시민사회도 최선을 다해 해법을 마련하는 일을 돕겠습니다.

2014년 9월 30일

김영주(NCCK 총무), 도법 스님(조계종 화쟁위원장), 이선종 교무, 정성환 신부(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 인명진 목사, 이승열 목사(NCCK 세월호참사대책위원장) (이상 종교계), 박경조 (전 성공회 주교, 녹색연합 대표), 신인령(전 이화여대 총장), 이신호(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한국염(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 차경애(한국YWCA연합회 회장), 이윤배(흥사단 이사장), 이시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정현백(참여연대 공동대표), 최영애(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김금옥(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정문자(한국여성노동자회 상임대표), 백승헌(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남부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이승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세월호참사성찰과변화위원회 위원장) (이상 세월호 사회적대화추진모임 20인)

김수정 기자  girlspeace@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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