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툼스톤>은 로렌스 블록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입니다. 현재까지 17편이 나왔고 <툼스톤>은 1992년에 출판한 10번째 책이 원작입니다. <007>이나 <잭 리처>가 그렇듯이 이 소설도 맷 스커더라는 사립탐정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연작으로 이어졌습니다. 1986년에 제프 브리지스가 맷 스커더를 연기한 <죽음의 백색 테러단>이란 영화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거의 20년이 흘러서야 속편이 제작된 셈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에로틱하지만 실은 호러인 오프닝 타이틀을 보면 <툼스톤>은 기분 좋은 예감을 갖게 합니다. 얼마 전에 소개했듯이 요즘은 오프닝 타이틀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영화가 많은 데 반해 <툼스톤>은 미적으로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이 예감이 그리 오래 가진 못했습니다. 확실히 도입부는 음산한 기운을 깔고 가면서 스릴러의 구조를 따르고 있으나, 곧 한 명의 소년이 이야기에 참가하면서 긴장이 완화되고 맙니다. 결말까지 갈 것도 없이 이 소년의 의미와 역할은 영화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맷을 비롯해서 연쇄살인범과 피해자 가족 등의 관련 인물들은 모두 죄악을 갖고 있는 자들입니다.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맷에게 의뢰한 것도 그래서입니다. 반면 소년은 한 마리의 길 잃은 양과 같습니다.
★★★
덧 1) 리암 니슨의 나이만 아니라면 원작 소설처럼 시리즈로 이어도 될 것 같습니다. 다른 배우가 이어받아도 되겠네요.
덧 2) 액션연기도 불사하는 리암 니슨의 활약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테이큰 3> 다음에는 <언노운, 논스톱>에 이어 또 한번 하우메 콜렛 세라와 작업하더군요. 아, 그리고 <툼스톤>에 <테이큰>을 좋아하는 관객을 위한 장면도 있습니다!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