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3사의 대표적 예능 프로그램들이 불필요한 외래어와 비속어 사용 등 부적절한 언어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19일 방송3사와 종편의 대표적 예능 및 드라마를 대상으로 <방송 언어 사용 실태조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인격모독표현, 폭력적인 표현, 비속어, 선정적 표현 등 저속한 표현과 비표준어, 비문법적 표현, 자막표기오류 등 어문 규범 위배 표현을 모두 6815건 내보냈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이 2013년 3월부터 10월까지 방영된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한 결과이다.

▲ (자료=정진후 의원실)
구체적으로, 6816건의 부적절한 언어 표현 중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사용이 2174건(31.9%)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로 ‘자막표기오류’ 1751건(25.6%), ‘은어 및 통신어’ 743건(10.9%), ‘인격모독표현’ 688건(10.0%), ‘비속어’ 585건(8.5%), ‘비표준어’ 387건(5.6%), ‘비문법적 표현’ 233건(3.4%), ‘폭력적 표현’ 104건(1.6%), ‘차별적 표현’ 88건(1.2%), ‘선정적 표현’ 62건(0.9%) 순으로 나타났다.

▲ KBS '1박2일'과 MBC '무한도전', SBS '정글의 법칙' 홈페이지 캡처

지상파 3사의 대표적인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에서 문제가 심각했다. KBS <1박 2일>은 국립국어원으로부터 676 건(3월~6월까지)의 부적절한 언어사용 지적을 받았다. 이 가운데,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가 298 건으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로 ‘자막표기오류’ 152건, ‘인격모독표현’ 94건, ‘은어 및 통신어’ 68건, ‘비속어’ 26건, ‘비표준어’ 17건, ‘비문법 표현’ 10건, ‘선정적 표현’ 7건, ‘차별적 표현’ 3건, ‘폭력적 표현’ 1건으로 조사됐다. 국립국어원은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제가 앤간해서 취하지 않는데”, “허리를 돌려줘야 섹시댄스의 완성” 등의 표현들을 문제로 제기했다.

SBS <정글의 법칙>은 같은 기간 386건의 지적을 받았다. 해당 프로그램은 KBS <1박2일>과는 달리 ‘자막표기오류‘가 189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밖에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145건, ‘비표준어’ 19건, ‘비문법 표현’ 13건, ‘은어 및 통신어’ 13건, ‘비속어’ 4건, ‘인격모독 표현’ 3건으로 집계됐다. <정글의 법칙>은 “나 오늘 새 된거야?”, “너 어디야 이 새끼야” 등 비속어 등 저속한 어문 규범 등이 지적받았다.

MBC <무한도전>은 323건으로 같은 기간 지적 건수가 가장 낮았다. 이 가운데, SBS <정글의 법칙>과 같이 ‘자막표류오기’가 102건으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다.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은 76건, ‘은어 및 통신어’ 55건, ‘비표준어’ 27건, ‘인격모독 표현’ 26건, ‘비속어’ 20건, ‘비문법 표현’ 12건, ‘폭력적 표현’ 4건, ‘차별적 표현’ 1건으로 집계됐다. <무한도전>의 경우, “얘는 관 맞추는 거니”, “머리 커 머리 커 제왕절개”, “얘 가리였어요 가리 대가리요” 등 폭력적이고 인격모독적인 표현들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진후 의원은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방송은 우리말을 가꾸고 바른 말을 확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청소년과 가족 시청자들로부터 인기가 있는 예능 드라마에서 저속하거나 어문 규범에 맞지 않는 표현을 남발해 오염된 언어 사용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